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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우지파동과 페놀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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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우지파동과 페놀유출.'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국내 식음료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이다. 이들 사건으로 국내 맥주 및 라면시장은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 사건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지파동으로 삼양식품은 농심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페놀유출로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의 순위가 바뀌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


우지파동은 1989년, 삼양식품이 라면에 비식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7년8개월간의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졌고, 지난 1997년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삼양식품은 1000여명의 직원들이 퇴사하고, 시장점유율이 10% 중후반까지 뚝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우지파동'이 경쟁사에 의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이 급감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농심의 주장은 다르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을 시작으로 너구리(1982), 안성탕면(1983), 짜파게티(1984)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1985년 3월 시장점유율 42.2%를 기록, 삼양식품(40.9%)을 일찌감치 추월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어 이듬해 내놓은 신라면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삼양식품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는 것.


따라서 농심은 3년 뒤에 발생한 우지파동으로 농심과 삼양식품의 순위가 바뀌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우지파동 못지않게 국내 주류시장에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이다.


낙동강 페놀유출은 1991년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이 흘러나와 취수원인 낙동강 물이 오염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40여년 동안 국내 맥주시장 1위를 호령해 온 동양맥주(현 오비맥주)가 경쟁사인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는 1990년대 초 동양맥주와 조선맥주간 점유율 차는 상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낙동강 페놀사건으로 순위가 바뀔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트가 페놀 사건으로 오비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는데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페놀 사건은 1991년에 발생했고, 하이트맥주는 1993년 출범한 만큼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사건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주장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지와 페놀 등 '국민 먹거리'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기업의 존폐와 직결돼왔다. 국내 기업들이 이들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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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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