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국내 DSLR 시장은 캐논과 니콘이 양분한다. 업계 1위 캐논과 2위 니콘의 '양강구도'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두 업체의 접전은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캐논과 니콘은 나란히 보급기 '600D'와 'D5100'을 내놓으며 맞붙었다. 심혈을 기울이는 간판상품인 만큼 마케팅 경쟁도 불을 뿜는다.
▲"지드래곤 카메라 주세요"
니콘은 올해를 DSLR 시장 1위 원년으로 삼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한국시장 진출 5주년을 맞은 니콘은 국내 DSLR 시장에서 캐논에게 열세를 보여왔다. 세계 시장에서는 캐논을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 차이가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니콘의 점유율은 30~35%선인 데 반해 캐논은 60%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니콘은 원인을 브랜드 이미지에서 찾았다. '전문가용'으로 대표되는 니콘의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에게 소외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니콘은 지난 3월부터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젊은 층을 노린 대대적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다.
'D5100'도 20~30대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원래 가족 대상으로 기획된 카메라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방향을 틀었다. 인기 아이돌 지드래곤을 모델로 내세우고 '지드래곤 카메라'라는 별명을 붙여 홍보중이다. 한편 여성층을 타겟으로 하는 하이엔드 카메라 '쿨픽스 P300'에는 '산다라박 카메라'라는 별명을 지었다. 니콘은 이번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반응부터 다르다는 설명이다. 니콘 관계자는 "일반 매장에서 '지드래곤 카메라'를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젊은 층의 홈페이지 유입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 첫번째 DSLR"
캐논은 니콘과 상반되는 마케팅을 전개중이다. '600D'의 캐치프레이즈는 '우리 가족 첫번째 DSLR'. 가족 대상 카메라라는 것을 강조하는 컨셉이다. 텔레비전 광고도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을 주제로 ‘아빠편’과 ‘엄마편’ 총 2편을 내보냈다. 회전형 클리어뷰 LCD가 달려 있어 눈높이가 다른 아이들까지 편하게 찍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가족 대상 마케팅을 펼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캐논의 마케팅에는 DSLR 소비층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시장 1위인 캐논에게 기계 사용에 익숙한 남성층이라는 기존 수요층은 이미 포화 상태다. DSLR 시장 폭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소비층 발굴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결혼 직후 카메라를 장만하려는 가족이 유력한 대상으로 꼽힌 셈이다. 지난해 '영웅바디'로 불리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보급기 '550D'의 경우는 아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모델로 내세워 DSLR카메라 사용이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다양한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쓰기 쉬운 DSLR'을 표방하는 캐논의 전략은 업계 1위를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유명한 빅모델을 쓰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캐논 관계자는 "중장년층이나 가족층에 DSLR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실제로 해당 소비층에서 판매가 더 많이 이뤄졌다"며 "단순히 제품뿐만이 아니라 DSLR 카메라가 둔탁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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