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금융주에 발목이 잡히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유가 상승 전망에 따라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 개장했다. 신규주택 매매건수도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했다.
여기에 은행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하서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또 리치몬드 제조업지수가 하락한 것도 증시의 힘을 빠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25.05포인트(0.20%) 하락한 1만2356.21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09포인트(0.08%) 내린 1316.28로,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2.74포인트(0.46%) 밀린 274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주에 무너진 뉴욕=이날 토마스 회니그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Fed's of Kansas City) 의장이 은행들의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회니그 의장은 은행들의 대출과 예금규제하지 않으면 2008년 겪었던 금융위기를 재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활기를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금융시장의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위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경력을 가진 회니그는 시종일관 금융시장의 규제 강화를 외쳐온 인물이다.
회니그의 이 같은 발언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주가는 1.8%의 낙폭을 보였고, 모건스탠리,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 등도 0.7% 내외의 내림세를 보였다.
◆제조업지수도 부진=이날 미국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캐롤라이나 등 동부 5개 주의 제조업황을 조사한 5월 리치몬드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6을 기록해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장전망치 9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달 10에 비해서도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에 힘을 빠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규주택매매, 예상밖의 선전=금융주의 부진으로 증시는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지만 이날 발표된 부동산시장 지표는 예상 밖의 기대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4월 신규주택매매가 모두 32만3000건으로 전달에 비해 7.3%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시장 예상치 30만건을 웃도는 기록이다.
주택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4월 거래된 주택가격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4.6% 오른 21만7900달러를 기록했다.
팩트앤오피니언 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를 할 수 있을 만한 여유가 생겨나고 있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며 “주택시장 침체가 터널 끝에 다다라 빛이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부동산시장의 회복 소식에 부동산 관련주는 0.48%의 오름세를 보였다.
◆원자재 관련주도 강세..유가도 상승=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대 1.89달러(1.9%) 상승한 배럴당 99.5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잇따라 유가 전망을 상향조정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의 1년뒤 가격 전망을 배럴당 107달러에서 130달러로 높여 잡았다. 모건스탠리도 브랜트유 가격이 올해 평균 120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 보다 20% 높은 수정치를 내놓았다. 또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130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이 계속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석유 수급이 더 타이트해지면서 현재보다 높은 수준에 유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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