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무대가 진행될수록 쇼의 긴장감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고, 음원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 큰 화제를 못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물론 시청자를 비롯한 여러 매체들조차 멘토의 후광 효과와 인기투표로 전락한 문자 투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위대한 탄생>은 충분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시간적 여유도 갖지 않은 채 당장 8월부터 시즌2를 예고하고 있다. <위대한 탄생>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쇼’가 된 가장 큰 이유가 쇼를 완벽하게 기획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에서 비롯된 것을 감안하면 시즌2가 무척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무 대안도 없는 쇼
위기에 봉착한 <위대한 탄생>에 귀감이 될 만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케이블 채널로서는 높은 시청률인 2.63%의 시청률을 기록한 tvN <오페라스타>다. <오페라스타>는 시청자들과 매체들이 지적한 <위대한 탄생>의 거의 모든 문제점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멘토제를 선택했지만 <오페라스타>는 심사까지 모두 멘토에게 맡기지 않고 음악 감독 서희태와 음악 평론가 장일범을 심사위원 진에 더했다. 문자 투표에 있어서도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몇 만표씩 투표가 진행된 <위대한 탄생>에 비해 무대가 진행될 때와 스폐셜 무대 시간에만 투표가 가능하게 하면서 문자 투표와 무대와의 연관성을 높혔다. <오페라스타>의 문자 투표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인기투표로 전락하지 않고 쇼 안에서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데 뒷받침을 해낼 수 있었다. 반면에 <슈퍼스타K1> 때부터 인기투표 논란이 있었던 문자 투표에 대해 <위대한 탄생>이 어떠한 보완책도 설계하지 않은 것은 의아한 일이다. <슈퍼스타K2>가 ‘슈퍼 세이브제’를 도입하며 문자투표가 실력 있는 후보를 떨어뜨려 극의 긴장감을 잃는 것을 방지했던 것조차 <위대한 탄생>은 기억하지 못했을까.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의 장점도 고스란히 살려내지 못했다. 멘토제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만큼 <위대한 탄생>은 ‘멘토 스쿨’ 편에 좀 더 집중하며 20명의 멘티들에게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캐릭터가 만들어질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2>가 단 5회만에 끝내 버린 지역 예선을 7회까지도 끝내지 못하는 등 강조해야 할 부분과 조금 지나쳐버려도 될 부분을 구별하지 못했다. ‘멘토 스쿨’에서 화제가 된 김태원의 외인구단 편은 김태원 개인 능력에 의지한 편이고, 예능과 방송에 익숙하지 못한 신승훈, 이은미, 김윤아의 멘티들을 빛나게 만드는 프로그램 내에서의 장치와 배려는 없었다. 근성이 좋다고 연신 칭찬받은 권리세의 노력이 화면을 통해 크게 드러나지 않았음은 물론 생방송 무대에서도 무대 외의 편곡과 연습, 합숙소 생활 장면은 전혀 비춰지지 않았다. 때문에 각 멘티들의 캐릭터가 고루 부각될 수 없었고, 문자투표는 특정 후보의 독주를 허용했다. 멘티들의 음악적 성장을 추구한 <위대한 탄생>이라면 매번 미션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멘티들의 고민과 노력을 충분히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위대한 탄생>이 ‘위대한 멘토의 탄생’이라는 말을 듣는데는 멘티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모습보다 멘토가 주는 선곡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소화하는 모습만 비춰진 탓도 크다.
미션의 기획에 있어서도 <위대한 탄생>의 준비 부족은 드러났다. ‘80-90 노래 부르기’, ‘위대한 팝송 부르기’, ‘아이돌 노래 부르기’, ‘MBC 가요제 노래 부르기’, ‘내 생애 최고의 노래 부르기’ 등의 미션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쇼의 긴장감과 드라마를 위한 미션 설정도, 멘티들의 다양한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미션 설정도 아니었다. <슈퍼스타K2>는 중간 미션을 통해 각 참가자의 다양한 매력과 능력을 부각시켰고, 생방송이 진행될수록 작사 등에 직접 참여해보거나 ‘시청자 지정곡’ 미션, ‘심사위원 노래 부르기’ 미션 등 더 어렵고, 보다 성장한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미션을 주어 각 참가자들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반면 <위대한 탄생>은 TOP4든 TOP12든 어느 무대든 배치해도 다를 것 없는 미션들을 나열했다.
준비 부족, 시즌2에서도 반복되나?
이 모든 문제는 준비 부족의 문제다.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2>가 만들어 낸 화제와 이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MBC 김재철 사장의 주도로 프로그램 제작을 발표했다. 결국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동안 프로그램을 준비해야했다. 결국 <슈퍼스타 K2>와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것이 멘토제였다. 멘토제는 시청률 상승의 원인이 됐지만, 결국 멘토제에 프로그램이 너무 의존하면서 프로그램의 부실함이 더욱 드러났다. 그리고, <위대한 탄생>은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즌2조차 두 달 간의 준비기간만을 거쳐 8월에 시작할 예정이다. 8월은 공교롭게도 <슈퍼스타K3>의 방송이 예고된 때이기도 하다. 이미 두 번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슈퍼스타K3>를 <위대한 탄생> 시즌2가 맞상대할 수 있을까. 같은 장르의 두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직접 비교하게 될 때,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매서울지도 모른다.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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