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km 구간 시승에 연비 23.4km/ℓ 기록..공인연비 웃돌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 첫 가솔린 하이브리드인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의 시승 소감은 만족스러웠다. 인기 모델인 K5에 연비까지 향상됐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선지 일반 가솔린차와 최대한 가깝게 만든 점도 K5 하이브리드를 친근하게 느끼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13일 자유로 일대에서 K5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코스는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임진각에 이르는 약 37km 구간이었다.
K5 하이브리드 시승은 공인연비 만큼 실제 연비가 구현되는가 하는 것과 일반 차량 대비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시승 도중 교통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 연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로는 최고시속 90km, 최저 50km다.
시동을 걸고 차를 서서히 움직였다. 다른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시동걸때의 소음은 없었다. 다만 저속 구간에서는 배터리로만 차가 움직이는데, 기아차는 가상 사운드를 집어넣어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어색함을 줄었다.
자유로에서는 시속 60~70km를 유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배터리 충전상태가 높다면 시속 60km까지 전기로만 구동된다"고 설명했다. 전기로 움직일 때 계기판에는 전기차모드(EV mode)가 표시되는데, 가급적 전기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계기판에는 평균 연비가 표시되는데 시시각각 표시해 운전자의 친환경 운전을 유도했다. 처음에는 공인연비인 21km/ℓ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꾸준히 60km를 유지하자 점차 숫자가 높아지더니 임진각 도착 무렵에는 23.4km/ℓ를 기록했다. 다만 평소 습관대로 운전하니 연비는 이보다 낮은 18km/ℓ대를 나타냈다.
성능은 K5 가솔린 차량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고속 주행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전기모터와 인버터가 추가되면서 중량이 120kg 정도 증가했는데,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무난했다. 다른 하이브리드차에는 속도계가 디지털인 반면, K5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반차와 같은 아날로그 식이다. 어색함이 없었다. 실내 공간도 넓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라는 점은 분명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차종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막연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가격이 일반 가솔린 차보다 높다는 점도 구매하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 판매가격은 하이브리드 럭셔리가 2925만원, 프레스티지 3095만원, 노블레스 3195만원인데, 이는 가솔린 K5 보다 약 600만원 가량 비싸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K5 하이브리드 보증기간을 6년, 12만km로 정했는데, 이는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5년, 8만km 보다 높은 것이다.
또 유가가 1950원/ℓ, 2만km/년 주행 기준으로 최대 3년이면 차값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탑재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에 대해 30만km 내구성을 보증하는 등 안전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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