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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빼는 석동...'金' 새는 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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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위원장, 좌고우면 비난에도 타이밍·명분 고려
김승유 회장, 계약파기 벼랑 끝 몰려 거취까지 고심중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김민진 기자] 외환은행 매각 문제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정책결정에 몸을 사리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 비판을 무릅쓰고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적격성 문제를 법원 판단 이후로 유보하는 '리스크 관리'에 나섰고, 김 회장은 론스타와의 계약 파기를 염두에 둬야하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타이밍' 고민하는 노회한 '칼잡이'=김 위원장은 취임이후 외환은행 매각시점에 시종일관 '빠른 처리'를 약속해왔다.

금융당국 결정이 늦어져 하나금융이 지연배상금을 론스타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4월내에는 결정을 내겠다"고 했고, 최근에는 상반기안에 결론을 낼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 보다는 빨리할 것"이라고 말해 이달 내 최종 판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법리해석을 둘러싼 금감원과 금융위의 간담회 이후 말이 확 바뀌었다. 당국 내부에서조차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 탓이다.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을 부정하고 강제 매각시키자는 안은 사법부가 무죄를 선언했을 경우 사전에 법적결론을 내리는 꼴이 된다는 의견에 묻혔고, 적격성 판단을 유보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먼저 승인하는 것도 론스타가 HSBC와 매각 계약 당시 두 이슈를 연계 처리했던 만큼 형평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반대론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좌고우면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타이밍' 과 명분 축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시절인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때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달리 노련한 일처리로 검찰의 헐값매각 수사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에 섣부른 결정을 내렸다가 추후 불어닥칠 후폭풍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결정이 지연돼 외환은행 매각이 불발되면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과 하나금융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명분이 축적되면 칼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면초가' 내몰린 김 회장=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은행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연임에 성공했던 김 회장은 '배수진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여차하면 자신의 거취를 외환은행 인수와 맞바꾸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 12일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의 발표가 나오자 김 회장은 곧바로 거취표명을 시사할 정도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상증자와 관련한 투자자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동안은 금융당국이 필요로 하는 명분 쌓아주기 등에도 골몰할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이 명분을 쌓아주면 향후 책임논란에서 부담을 덜게 되는 금융당국이 칼을 뽑아 상황을 정리하는 식의 시나리오다. 다만 금융당국이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해 당장 어떤 변화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현재로서 김 회장은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을 위해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수 조건이 바뀌더라도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향후 파장을 줄일 최선이라는 판단이다.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매각계약은 오는 25일 만료된다.




조태진 기자 tjjo@
김민진 기자 asiakm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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