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3·22 부동산 활성화 대책 이후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강·남북 아파트 값 격차가 다시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한강 이남·이북 지역 간 3.3㎡당 아파트값 차이는 704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들어 양측간 아파트값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 2월11일(713만3000원)보다 8만9000원이 줄어든 수치다. 현재 강남권의 3.3㎡당 시세는 2110만9000원, 강북권은 1406만5000원이다.
강·남북 아파트값 격차는 지난해 말 부터 한강이남 지역이 잠시 회복세를 보이며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최고 713만원대까지 차이가 났다. 하지만 3·22 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다시 좁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취득세 감면,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3·22 대책이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킬 것이란 정부 의도와는 달리 총부채상환비율(DTI)부활이란 악재가 더 부각되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찾는 매수자가 사라진 탓이다.
3·22 대책 이후 강남권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1.31% 하락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2.12%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5㎡형의 경우 3·22부동산 활성화 대책 직전 시세가 12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12억원으로 5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값도 이 기간 2.09% 하락했다. 특히 이 지역은 3·22부동산 활성화 대책 이후 고덕시영아파트 사업시행계획인가, 2종 일반주거지역 층수제한 폐지 등 굵직한 개발호재가 이어졌지만 집값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례로 2종 일반주거지역 층수제한 폐지 수혜 단지로 꼽히는 둔촌동 둔촌주공3단지 112㎡형의 시세는 대책발표 전 9억3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8억95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강남구와 서초구의 재건축 아파트 값도 각각 -1.13%, -0.26%의 변동률을 보였다. 강남구의 경우 3·22 부동산 활성화 대책발표 다음날 개포지구 개발안 통과라는 호재가 이어졌지만 호가만 반짝 상승했을 뿐이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3·22 대책 후 가격 상승과 거래 흐름을 선도했던 서울 강남권과 버블세븐 등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일대는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강남북간 격차가 좁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재건축 시장이 관련법 통합 정비와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안 상정 등으로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망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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