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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환자는 의원, 입원환자는 병원 등으로 역할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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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해설시리즈42]보건복지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그동안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건강을 증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1960~1970년대만 해도 상당수 국민들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조차 받기 힘들었으나 40년이 지난 지금은 평균수명 80세로 선진국 이상의 건강한 생활을 누리게 됐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이 궁극적 목표인 국민의 '건강'을 제대로, 비용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켜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연숙 보건복지부 건강지킴이1차의료개선팀 사무관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나라경제 기고를 통해 "의료기관 종별 분류에 따른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돼 의원과 대형병원 간에 역할 구분 없이 무한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조차 연구보다는 진료에 치중해 있어 외래진료 비중이 37%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역의 의원과 중소병원은 위축돼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의 훼손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무관에 따르면 자원활용 측면에서 볼 경우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병상이 계속 증가해 과잉 공급되고 있고(1000명당 7.8, OECD 평균 5.4), 그 결과 전체 병상의 57%만 활용되고 있다.

CT, MRI 같은 고가장비도 크게 늘어 수술처치와 같은 의사의 행위료보다 검사료로 지출되는 비용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과연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인지, 품질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국민건강에 제대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부실한 관리는 자원낭비와 비효율을 낳고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의료비 지출(6.5%)이 OECD 평균(GDP 대비 9.0%)보다 적지만 증가속도(12%)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OECD 7.5%).


이렇게 된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통감한다. 그동안 정부는 인력·병상·장비 등 자원관리를 방치하고 가격통제 위주로 건강보험을 운영했으며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로부터 국민 보호를 소홀히 하는 등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우리 의료체계를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초석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이다. 의원은 경증 외래환자에 대해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은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거점화를 통해 지역의 중심병원으로 육성하며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은 중증질환자 진료와 연구 및 교육 기능을 대폭 강화하자는 것이 기본골격이다.


의료기관 간 역할을 분담해야 각 기관에서 충분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고 의료비 절감, 의료기술의 발전도 달성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민건강 수준도 향상될 것이다.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은 강제와 규제 방식이 아닌 필요한 제도와 인센티브 마련을 통해 추진하게 된다. 우선 의료기관 종별 표준 업무를 고시해 의료서비스 제공과 의료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수가체계,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등을 재편해 의료기관 종별 기능에 적합한 진료와 역할을 유도할 것이다.


만성질환 관리체계, 전문병원제, 연구중심병원 제도를 도입하고 기능 재정립 방향에 맞춰 의료인력, 병상, 장비 등 의료자원의 효율적 수급과 품질제고를 위한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과제 중에는 동네의원을 선택해서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을 낮추는 한편 굳이 대형병원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감기 등 가벼운 질환에 대한 본인부담 인상방안도 있다. 대신 대형병원 진료가 절실한 중증질환자들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중환자실, 응급실 등의 진료환경은 개선한다.


또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각종 지원 사업을 체계화함과 동시에 민간 의료지원을 활성화해 재난적 의료비 지출로 인한 서민들의 빈곤화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의료기관 상호 간 진료 의뢰와 회송, 진료정보 활용과 연계협력을 촉진해 환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할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총 30여개의 세부과제들이 마련됐지만 이를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국민과 의료인이 만족할 만한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황상욱 기자 oo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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