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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호 이사장 "어린이날은 어른이 아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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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호 이사장 "어린이날은 어른이 아이 되는 날"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서울 새싹회 사무실에서 만난 노원호 새싹회 이사장은 "어린이날에 아이들과 동물원에 가는 대신 도시락을 싸들고 공원에 가보라"고 권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걸으며 봤던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가 아이들에겐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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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노원호(65ㆍ사진) 새싹회 이사장이 '아동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윤석중 선생과 인연을 맺은 건 1958년의 일이다. 윤석중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집과 동시집을 냈으며, 1956년엔 아동문학을 비롯한 어린이 문화 운동을 펼치려 새싹회를 만든 인물이다. 노 이사장은 세계명작이나 동시집은 커녕 읽을 책 자체가 거의 없던 시절에 어린 날을 보냈다. 어머니가 5일장에서 사다 준 윤석중 선생의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가 그의 첫 번째 책이자 인연의 시작이었다.

1975년 동시 '바다를 담은 일기장'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을 하고보니 윤석중 선생과의 인연이 하나 더 생겼다. 신춘문예 심사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 윤석중 선생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연을 맺은 게 노 이사장을 아동문학의 세계로, 새싹회 이사장의 자리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아동문학가, 소년조선일보 기자, 새싹회 이사장까지 모든 경력 사항에서 '어린이'가 빠지지 않는 그를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서울 새싹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노 이사장은 어린이날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는 거창한 의미를 내세우기보다 어른들이 직접 어린이가 돼 같이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아이들과 동물원이나 놀이동산에 가는 것보다 공원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들꽃을 관찰하는 등의 체험 활동을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선물을 받으면 당장 기분은 좋겠지만 그게 먼 훗날 기억에 남을 만큼 뜻 깊은 어린이날 선물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당장에 어떤 도움은 안되더라도 나중에 아이가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보내라"고 권했다.


노 이사장은 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책"이라며 "시험에서 100점을 맞는 것보다 80점을 맞더라도 책을 많이 보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게 나의 교육 철학"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치원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이 먼저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말을 해주거나, 책을 직접 읽어주는 게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게 되면 스스로 책을 읽게끔 해야 하는데 이 때 무턱대고 감상문을 쓰도록 하면 자칫 흥미를 잃을 수 있으니 책을 두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독서 지도를 해야 한다는 게 노 이사장의 조언이다.


그는 인터뷰의 끝에 최근 논란이 된 셧다운제에 관해서도 말을 꺼냈다. 아무리 법이 있다고 해도 아이들을 마냥 통제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 노 이사장은 "최선의 방법은 통제가 아니라 약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가 부모와 컴퓨터 게임 시간을 미리 약속해 두고 정해진 시간만큼 게임을 하게끔 하면 굳이 법으로 통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는 "아이들을 무조건 강제하고 통제할 것이 아니라 어른의 역할, 부모의 역할이 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어린이날이 됐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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