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국제경제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위안화에 투자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해부터 중국 현지 금융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위안화 투자를 검토하고, 올해 초 중국 금융당국에 해외적격투자가(QF∥) 자격을 신청했다.
중국 당국은 QF∥자격을 얻은 해외 투자기관에만 자국내 증시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자격을 얻는다 해도 투자대상과 금액이 제한돼 있어 한은과 같은 '큰손'들이 투자하기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지만, 한은 측은 장기적 전망에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중국은 향후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고 투자대상국으로 충분히 고려할만한 나라"라며 "(QF∥신청은)향후 추가적으로 경제를 개방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장래의 투자가능성에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해부터 위안화에 대한 투자가 적절한지 여부를 고려하고, 중국의 채권투자동향 및 채권 시장 규모 등을 면밀히 조사해 왔다.
실제 투자는 위안화 표시 채권 위주로 시행될 전망이나, 한은 측은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제없다고 판단되면 주식투자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투자를 실시하기 시작하면, 한은은 달러,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외에 총 5종의 통화에 투자하게 된다. 앞으로도 중국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있으면 투자대상국을 넓히겠다는 게 한은 측의 기본 입장이다.
이처럼 운용 통화가 다변화될 경우, 외환보유액 중 비중이 가장 높았던 달러화 자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63.7%로, 신흥시장국 평균 달러화 비중(58.3%)보다 높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달러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의 달러화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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