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대기업들이 잇따라 폴리실리콘 사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라는 장미빛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크다. 태양광이 언제 얼마나 발전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이라는 점 때문이다. 과연 폴리실리콘이 태양광 사업의 꽃이 될 수 있을까?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년 뒤인 2013년에는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규모가 40만t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폴리실리콘 생산 세계 3위 업체인 OCI는 6만2000t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며, 웅진도 1만7000t 규모로 공장을 늘린다.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한 한화와 삼성도 1만t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며, 여기에 KCC와 한국실리콘도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도 호시탐탐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업체 뿐만 아니라 독일계 기업 바커와 미국의 햄록 등 글로벌 업체들도 지금보다 많게는 2배 이상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진다. 치열한 경쟁으로 저가 판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치킨 게임'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업체들의 숨은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태양광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태양광 시장은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해왔다. 태양광 시장은 지난 2008년 2기가와트(GW) 규모에서 지난해 16.4기가와트로 2년 동안 8배 가량 늘었다.
이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져 2020년에는 세계 태양광 시장이 150기가와트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늘어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낮아지면 태양광 성장 속도는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최근 높아지는 폴리실리콘 가격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4월 kg당 54.38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78.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백수택 웅진폴리실리콘 대표는 "매년 20%만 성장한다고 가정해도 2013년 생산량을 소화할 만큼 태양광 시장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 분야에 공급과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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