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교원평가제, 교과교실제, 학점제. 최근 교육당국이 고등학교를 선진화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도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를 이미 정착시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학교가 있다. 서울 한가람고등학교다.
한가람고는 15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교원평가를 시행해 왔다. 또 2006년부터는 학생들이 대학생처럼 교과목에 따라 이동수업을 하는 '교과교실제'를 전면 도입했다. 자율고 전환 이후 첫 신입생이 들어온 2010년부터 학점제를 시작해 대학처럼 204단위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업방식도 다르다. 보통 50분간 진행되는 다른 고등학교 수업과 달리 한가람고의 수업시간은 75분이다. 자율고 신입생과 기존 재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수업시간 75분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과선택과 교과교실제 시행으로 교실 이동이 잦은 점을 고려해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올리기 위한 방법이다. 또 50분 가량은 교사의 강의 중심으로 나머지 25분은 토론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한가람고는 2009년 자율고 지정이후 2010학년도 일반전형 지원경쟁률이 9.1대 1로 당시 서울지역 13개 자율고 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대학 진학 실적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일까? 지난 1997년 개교 때부터 이 학교를 이끌어 온 이옥식 교장이 7일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1급 대우 계약직 고위공무원)으로 전격 발탁됐다. 2002년 한가람고를 목동으로 옮길 때 학생들의 이동수업을 위한 동선을 고려해 학교를 직접 설계한 바로 그 교장선생님이다.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교육과정, 교원정책, 자율고 및 특목고, 유아교육 등 전국 유ㆍ초ㆍ중등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로 사립학교 교원 출신이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이 교과부 1급 자리를 맡게된 것도 역시 최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2006년 펴낸 자신의 저서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에서 한가람고를 성공적인 학교 개혁 사례로 평가하는 등 이 교장의 노력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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