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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 요즘 제일 무서운 건 '이 분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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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내린다더니 "싸다"..또 내달 요금인하안 언급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성의표시' 발언에 정유업계가 가격 인하로 화답한 가운데 통신비 인하를 둘러싸고 이번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위원장은 통신요금인하와 관련 그동안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내릴만큼 내렸다"고 했다가 이달 초 2기 방통위원장 취임식때는 "기본료 인하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바꾼 뒤 지난 6일에는 "통신비가 싸다"며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최 위원장의 이런 갈지자 입장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리될 지 주목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까지 통신요금인하안을 내 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금 인하폭이 크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통신사들 요즘 제일 무서운 건 '이 분의 입'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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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이날 우리나라 통신비가 싸다는 얘기로 시작해 무조건 요금만 내리면 통신 시장에서 낙후될 것이라는 말로 끝을 맺으며 통신요금인하 조치 대신 통신비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갔다.

최 위원장은 "휴대폰 사용자들이 만물상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요금을 낼 때는 모두 통화료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며 "복합 문화비 개념에서 볼 때 우리나라 통신비는 저렴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최 위원장은 무조건적인 통신비 인하 요구는 통신 산업 후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세상 천지에 통신이 아닌 곳이 없다"면서 "금융, 문화, 제조업 등 산업 전 분야의 기반 인프라가 통신인데 무조건 요금만 내리라고 하면 적절한 투자가 어렵고, 결국 통신 인프라가 낙후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업체들은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달 초 2기 방통위원장 취임때 최원장은 "기본료 인하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통신업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지금까지 방통위가 추진한 통신요금 인하안에서 기본료는 항상 빠져 있었다. 통신 3사가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 투자비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료의 추가 인하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달 초 통신요금인하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최 위원장이 한달이 채 안돼 "현재 우리나라 통신비는 싼 편"이라고 언급하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해에는 "정부가 약속한 통신비 20% 인하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결합상품과 정액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계 통신비가 20% 이상 내려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내릴 만큼 내렸다'며 통신비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통신업계 입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갈지자 입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 위원장이 '통신업계 사정은 이해하지만 결국 고통분담을 해달라'며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 장관의 경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주창하고 나서자 "이익의 일부를 나누자는 개념은 애초부터 틀린 개념"이라고 언급하며 기업 입장을 들었지만 기름값 인하에서는 "정유사들의 3% 이익도 적지 않다. 한전, 설탕업체들은 적자를 내는데도 정부에 협조하는데 성의표시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결국 기름값 인하를 관철시켰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현재 통신비가 싼 편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기본료 인하를 얘기한 점은 이해할 수 없는 행보 중 하나"라며 "결국 최중경 장관처럼 적자를 내더라도 통신비를 내리라면 내리라고 나서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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