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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세 시대' 대비책 서둘러야

시계아이콘01분 04초 소요

집 없는 사람이 셋집 얻는 형태가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월세 집은 44.8%로 전세 55.2%보다는 낮지만 15년 전 23.3%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대로 가면 월세가 대세로 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예상마저 나온다. 일정한 전세금에다 매달 월세를 내는 보증부 월세가 42.4%이며 보증금 없는 월세는 2.4%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월세집은 20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셋집 형태인 전세가 요즘 줄면서 월세가 느는 원인은 무엇보다 집값 안정과 저금리 때문이다. 목돈을 받아도 집 주인이 과거처럼 부동산 투기를 할 곳이 마땅치 않고 금융기관 이율은 낮아져 돈놀이 역시 어려워진 것이다. 금융시장이 발달하고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 언제든 투자자금을 은행 등에서 조달할 수 있어 거액의 전세금을 받으려는 욕구를 줄인 것이다. 또 정년퇴직자들은 생활비 조달을 위해 집을 세 놓을 때 전세 대신 은행 이율보다 2~3%포인트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가족화로 1~2인 가구가 늘어 젊은 층과 서민층이 소형 임대주택을 찾는 것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월세 증가는 목돈의 전세금 마련이 어려운 세입자의 경우 편리한 점이 있지만 부담감도 적지 않다. 은행이율보다 높은 월세를 다달이 내느라 쓸 돈이 줄어 서민들의 형편이 어려워지고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최근 여ㆍ야가 모두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전ㆍ월세 상한을 두는 내용의 법안을 법사위에 제출해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전ㆍ월세 가격이 크게 뛰는 곳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전ㆍ월세 최고가격을 고시하거나 전ㆍ월세 가격 상승폭을 연간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다. 어느 정도 전ㆍ월세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부작용도 우려된다. 집 주인이 월세 인상분을 관리비 등에 얹어 편법 인상할 수 있고 법 시행 전 미리 월세가격을 대폭 올릴 가능성도 있다. 신중하고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월세 시대에 맞춰 중소형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할 것이다. 또 외국처럼 금융기관의 모기지 대출을 활성화해 평생 큰 부담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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