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에 대한 금융회사 익스포저 5조엔 ↑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도쿄전력에 대한 금융회사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5조엔(약 612억달러·68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도쿄전력의 국유화 문제가 개인은 물론, 건실한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일본 연금펀드, 은행, 보험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도쿄전력 회사채 규모가 5조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도쿄전력 회사채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성이 높은 투자대상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일본 국채 투자 대신 도쿄전력 투자를 선택할 정도로 시장 신뢰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일본에 지진과 원자력발전 사고가 발생하고 도쿄전력의 국유화 문제가 거론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도쿄전력 회사채 CDS는 대지진 전에 비해 10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도쿄전력 1000만달러 채권에 대해 부도 위험을 헤지(hedge)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지진 발생 전 4만달러에서 현재 40만달러로 급등한 것이다. 도쿄전력 3년물 유로화 표시 채권 금리도 3개월 리보(Liborㆍ런던 은행 간 금리)에 4%포인트 가산금리가 붙었다. 그 만큼 채권 가격과 신용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쿄전력 주식도 47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서 주식을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자들도 도쿄전력이 국유화될 경우 타격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쿄전력의 주식 598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재팬트러스티서비스뱅크와 5500만주를 가지고 있는 2대주주 다이이치생명보험, 니폰생명보험, 도쿄도청,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미즈호 파이낸셜 등이 비교적 도쿄전력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위 투자기관들이다. 중국 국부펀드도 도쿄전력 주식을 1760만주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원자력발전 사고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쿄전력을 국유화해 재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유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도쿄전력은 29일 전날 대비 130엔(18.68%) 떨어진 566엔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1964년4월 이후 47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도쿄전력의 국유화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소문을 일축했지만 겐바 코이치로 일본 국가전략상은 “정부가 도쿄전력을 국유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회의 뜻을 내비쳤다.
금융업계에서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난해 일본항공(JAL)이 그랬던 것 처럼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가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일본항공은 경영악화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주식 투자자, 채권자, 은행 모두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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