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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 유가족도 국민도 모두 울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 유가족도 국민도 모두 울었다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제막식에 참석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이 자리에서 "위령탑은 고귀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국가가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징표"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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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봄햇살이 내리쬐는 27일 백령도 연화리 해안가. 이곳에서 2.5km 떨어진 곳에서 천안함 46용사가 1년전에 우리의 곁을 떠났다. 해안이 보이는 절벽위 300평 공간 한가운데 모인 유족들은 8.7m 높이의 위령탑을 덮은 흰색천이 벗겨지자 '사랑하는 내 아들' 얼굴이 형상화된 동판을 보고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우리 영해와 영토, 국민을 상징하는 '삼각뿔 위령탑 아래는 금새 울음바다로 변했다.

고(故)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는 "1년이 지났지만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바다를 보니 아들을 지켜주지 못해 더 미안하다"며 "너무 어린 나이에 저세상으로 떠난 아들을 생각하면 1년 동안 내 건강을 돌보기가 사치스러웠다"고 울먹였다.


이날 이곳에서는 희생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열렸다. 유족들은 손에 낀 흰장갑으로 동판을 닦으며 "아들아~"라며 흐느끼며 국화꽃을 올리고 향을 피웠다. 최원일 천안함 함장도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부하들의 얼굴이 새겨진 동판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천안함 부함장이었던 김덕원 소령은 "46용사가 북방한계선(NLL)의 수호자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우리들의 결연한 의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NLL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여명의 희생 장병 어머니들은 바다 쪽을 향해 손을 내뻗으며 "아들아, 엄마가 왔다", "아이고 우리 아들 어떻게 해", "우리 아들 누가 그랬나"라며 오열했다.


제막식 내내 꼿꼿한 모습을 보였던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도 전망대 기둥을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 앉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인옥(50.故이용상 하사 부친) 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위령탑은 결코 슬픔의 상징이 아니라 아름다운 청년들의 숭고한 조국 수호 의지와 그들의 높은 기상이자 호국의 상징"이라며 "먼 훗날 이 나라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 때 그때의 사람들은 이 위령탑을 평화를 위한 고귀한 희생의 상징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막식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위령탑은 고귀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국가가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징표"라고 말했다.


백령도 위령탑 제막식을 마치고 평택으로 귀항하던 여객선은 오후 2시30분께 침몰지역에서 10분간 '해상 위령제'를 가졌다.


유가족들은 해군에서 마련한 흰색과 노란색 국화 꽃다발로 헌화했고, 소주를 붓고 과일과 담배를 던지며 울음을 터뜨렸다. 침몰 현장인 백령도 앞바다는 안개가 끼어 20여㎞ 떨어진 북한 땅은 보이지 않았다.


고(故) 서대호 중사의 아버지 서영희(55)씨는 "아무리 1년이 지나긴했지만, 어떻게 (아들을)잊을 수 있겠냐"고 울먹이며 "생각할수록 가슴이 너무 미어진다"며 지난 1년의 고통을 전했다.


또 고(故) 문규석 원사의 처남인 박준형(39)씨도 "부산에 사는 부모님은 지금도 매형 생각에 놀라 잠에서 깨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아들과 남편, 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이 아직도 군에 복무 중인 줄 착각하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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