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금융기관의 건정성과 유동성이 카드사태 당시 보다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이 27일 내놓은 '국내 금융기관 부실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규모는 38조 1000억원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특히 저축은행의 부실규모는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으로 1999년 외환위기 당시 5조원, 2004년 카드사태 당시 3조9000억원 보다 커졌다. 은행권의 부실도 24조5000억원으로 카드사태 당시 13조9000억원 보다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지난해 말 은행이 111.2%로 카드사태 104.5%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저축은행은 58.2%로 카드사태 때 61.1% 보다 악화됐다.
예금취급기관의 자본적정성은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때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2007년 이후 저축은행의 국내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로 인한 부실채권 규모 확대에도 국내 금융기관 건강상태는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당시 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기 발생시 저축은행에서 시작된 부실이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축은행을 포함함 전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을 확충해 자본적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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