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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은행 해외진출, 관건은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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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국제금융포럼'서 밝혀

[아시아경제 조목인 인턴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2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국제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이날 국제금융센터가 주최한 'CEO 국제금융포럼' 주제 발표에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전문인력 보유는 세계 48위로 9위의 말레이시아와 8위의 필리핀보다도 크게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은행 경영진의 국제 경험 순위도 48위에 그쳤다.

어 회장은 국내 금융의 국제화가 미진한 가장 큰 이유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현지 문화와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출해봐야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사들였지만 큰 손실을 본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 세계 10대 은행 중 6개를 차지했던 일본 은행들이 국제화에 실패한 이유도 소통의 부재 즉, 영어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 회장은 "며칠 전 일본에 가서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왜 국제화 못했냐고 물었더니 '영어를 몰라서'라고 말하더라"며 "말이 안 통하는데 판매(세일즈)를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한국이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보다 은행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결국 영어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프랑크푸르트가 런던보다 시장 규모는 더 큰데 런던에 비해 국제금융시장이 뒤쳐진다"며 "영어를 안 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진정한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 규모를 떠나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가장 빠르고 성공적인 해외진출 방안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은행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금산분리' 규제에 묶여 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지만 해외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바젤Ⅲ 기준을 맞추기 위해 유럽 주요 은행들이 해외 점포를 매각하고 있다"며 지금이 인수의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나라 은행들은 해외 은행에 비해 자기자본을 과도하게 갖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 너무 혼이 나서 필요 이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은행들이 주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고유 업무가 아닌 새로 운 업무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금을 받아서 대출하는 단순 업무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에는 기업들도 운전자금을 많이 갖고 있어 대기업이 은행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대기업은 절대 한국 은행의 주거래 고객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기업들이 굳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과거처럼 고유업무에 매달려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조목인 인턴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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