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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놀러와>에 대한 SBS적인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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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놀러와>에 대한 SBS적인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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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월 SBS 오후 11시 15분
<밤이면 밤마다>의 바뀐 포맷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MC들의 역할 변화에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최초 단독 게스트로 이범수를 초대한 어제의 방송에서 더 극적으로 드러났다. <밤이면 밤마다>는 MBC ‘무릎 팍 도사’나 KBS <승승장구>처럼 한 인물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형식 대신, ‘가장 잊지 못할 순간’과 같이 하나의 주제에만 집중한다. MC들은 그 순간을 찾기 위해 그들이 기억하는, 그리고 대중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범수에 대해 그 순서에 상관없이 질문을 던지고 이범수가 그 질문에 답하면서 토크가 이어지는 것이다. 정답을 알고 있고 그 정답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게스트이기 때문에, 토크의 주도권은 게스트에게 쏠린다. 그렇지만 질문을 하면서 정답을 맞히려는 사람, 곧 MC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토크의 균형은 이어진다. MC들은 질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도 풀어놓는데, 이 과정에서 MC 경력이 길지 않은 유이나 정용화는 신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순수하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며 게스트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토크의 키를 쥐고 있는 이범수는, 어느 순간이 되면 역으로 진행의 역할까지 맡게 된다. 바로 이 MC와 게스트들 간의 역할 변화에 대해 “모든 MC들이 관심사가 다르다”며 정확히 지적한 것은 김제동이다. 이전 포맷에서는 거의 역할이 없던 김제동이 메인 MC처럼 정리와 진행을 담당하고 그 외 MC들에게 일종의 캐릭터가 부여되면서 <밤이면 밤마다>는 일종의 MC군단을 형성하게 되었고, MBC <놀러와>와는 다른 의미의 토크쇼로 드디어 제대로 된 정체성을 찾게 되었다. 이야기가 있는 게스트보다 말을 잘하는 출연자가 유리한 <밤이면 밤마다>는 MBC <놀러와>에 대한 SBS의, 지극히 SBS적인 대답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장항준과 장진 감독이 출연한다. 드디어 월요일 밤에도 선택의 자유가 생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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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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