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와하하그룹의 중칭허우 회장은 중국 최대의 자산가이다. 자산이 최소 80억 달러(한화 8조9000억 원)에서 120억 달러(13조3000억 원)에 이르는 거부다. 그런데 그는 하루에 고작 20달러의 용돈을 쓰며 본사 건물도 20년 이상 같은 곳에 있는 등 '짠돌이' 경영으로 부를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중국의 갈증이 가난한 보스를 최고 갑부로 탈바꿈시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 회장의 생활방식과 경영방침을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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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회장의 재산은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 평가로는 최소 80억 달러이지만, 중국 재벌 순위를 매기는 시장조사기관인 후룬리포트는 120억 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나 그의 하루 용돈은 평균 20달러에 불과하다. 중 회장은 "나는 연간 5만 위안(한화 약 894만 원)도 채 쓰지 않는데 내 직원보다 적게 쓴다"면서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1시 퇴근한다. 사무실에는 야전 침대가 있다. 그래서 군 장성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올해 65세인 그는 음주와 도박은 물론, 골프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매끼 식사를 회사 구내 식당에서 해결한다. 옷도 검소하다.
근검절약하는 태도는 회사 경영에도 반영돼 있다.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중국 항저우시 철도역 오른쪽에 위치한 6층짜리 회색 건물안에 있는데 2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그는 빗자루 사는 것까지도 챙긴다.
그가 하는 사치라고는 고급 담배인 '다비도프'를 피우는 것과 고급 녹차인 룽징(Dragon Well)을 마시는 것이다.
슈안 레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이사는 "그가 이렇게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경비를 줄이고, 한푼이라도 쓴다면 반드시 돈을 벌게 하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 회장은 자기 재산을 과시하지 않고 당의 지침을 따른다"고 지적했다.
중 회장은 돈을 쥐고 앉아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현금 20억 달러를 확보하고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중소 도시에 백화점 100곳을 열어 소매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와하하 그룹의 중국 음료시장 점유율은 7.2%로 코카콜라,팅이에 이어 3위다.
중 회장은 "와하하그룹이 5년 안에 세계 500대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마오쩌뚱처럼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런 전략은 그의 개인 경험에 바탕으로 두고 있다.
중 회장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18살 때 저장성 항구도시 조우산 염전에서 간수를 모으는 일을 했다. 공무원의 아들인 그는 "농촌에서 일하라"라는 마오쩌뚱의 지시를 따라 1년 뒤 한 농가로 가서 14년 동안 일했다. 그래서 그는 농촌사정을 훤히 알고 땅값이 싼 중소도시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토지매입을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 회장은 1987년 14만 위안(2만1300달러)을 대출받아 와하하 그룹을 세웠다. 2009년 에비앙 생수로 유명한 프랑스 다농과 벌인 상표권 분쟁에서 이겨 중국의 민족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시장 가치 기준 3위 업체인 와하하 그룹은 광산과 첨단 기술 산업에도 진출할 의사를 밝히고, 매출 목표도 700억 위안으로 잡았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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