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입주 코 앞인데, 잔금은 도대체 어디에 내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9초

송도자이하버뷰 입주자들 시행사·시공사 동시 입금 요구에 곤혹

"입주 코 앞인데, 잔금은 도대체 어디에 내지?" 이달 24일 입주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송도자이하버뷰 1,2단지 전경.
AD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아파트 입주는 코 앞인데 잔금은 도대체 어디에 내야 돼?"


오는 24일 입주가 시작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자이하버뷰 1·2단지 1069가구 입주 예정자들의 호소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서로 자신들의 계좌에 잔금을 입금해달라는 바람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태는 지난달 말 시공사인 GS건설이 입주예정자들에게 한 통의 안내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분양 계약서상 기재된 시행사 계좌가 아닌 자신들이 지정한 계좌에 입금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시행사 측이 다른 건물(동북아트레이드타워)을 짓다 1200여 억원의 공사비를 못 줘 시공사인 대우건설로부터 송도자이 분양 대금 입금 계좌를 가압류 당하는 바람에 GS건설도 밀린 공사비 1000여 억원을 받지 못한 만큼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직접 공사비를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GS건설이 지정한 계좌로 잔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주 예정자들은 "도대체 누구 말이 맞냐"며 혼란스러워하는 한편 혹시라도 재산상 피해를 볼까봐 걱정하고 있다. 일부는 지난 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항의 방문해 20일로 예정된 입주 승인을 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 모임 관계자는 "황당해서 말이 다 안 나온다. 누구 말을 믿고 평생 모은 내 집 마련 자금을 어디에다 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GS건설에 돈을 낸 사람들의 경우 GS건설과 시행사 간 협의가 원만하기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는 아직 돈을 안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잔금 미납부에 따른 연체이자ㆍ계약 취소 및 계약금 몰수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


이같은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우선 사업성 부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원 조달이 안 돼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공사가 중단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사업성이 없는 NEATT 공사를 강행했다가 대금을 내지 못해 결국 계좌를 가압류당한 시행사 측의 잘못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GS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공사 대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싸움에 죄없는 입주자들이 말려들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정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건설지적과장은 "일단 잔금은 계약서상 명시된 시행사 측의 계좌에 입금해야 법적인 분쟁의 소지가 없다"며 "만약 GS건설의 계좌에 입금했다면 시행사와 GS건설의 협의가 잘 마무리돼 정산이 될 경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입주민들의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 과장은 이어 "GS건설 책임자를 불러 왜 법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짓을 해서 쓸데없이 민원을 일으켰냐고 질책한 후 더 이상 입주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지 말라고 촉구했다"며 "대기업간의 다툼에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셈인데, 최대한 입주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