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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올해 이익 낙관하는 도요타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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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판매량 기준 세계 최대인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는 지난 8일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 이익전망을 낙관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12월로 끝난 3분기 이익이 39% 감소한 936억6000만 엔에 그쳤지만, 도요타는 해외판매량 증가와 원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연간 이익이 당초 전망치 3500억 엔을 훨씬 넘는 4900억 엔(59억6000만 달러)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치 다카히코 전무는 "우리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은 우리의 원가절감 노력이 기대를 초과했음을 웅변한다"면서 "이는 우리 회사가 회복도상에 올랐음을 보여준다"고 자신감을 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자신할 수 있을까? 도요타의 자신감을 갉아먹을 불안 요인이 도처에 있어 이같은 낙관은 시기 상조이며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연간 이익전망이 4조9000억 엔이라고 하지만 이는 2008년 3월 말 끝난 2007 회계연도 이익 1조7180억 엔의 약 3분의 1정도에 불과한 초라한 실적이다.


2000년 이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까지 도요타의 이익이 5000억 엔 밑으로 내려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올 회계연도 전망은 10년 전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자랑할 것도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내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향이 가장 아픈 곳"라고 비꼬기도 했을 만큼 일본 내수는 부진하기 짝이 없다. 도요타는 일본 자동차 시장의 근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대단히 나쁘다. 도요타는 일본에서 최소한 연간 30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수요는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닛산, 혼다 등 7개사와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에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요타는 해외에서 돈을 버는 전략을 펴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해외 생산을 연간 7% 늘린 436만대로 잡고 있다. 반면 일본 국내 생산은 1.4% 감소한 316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해야 하지만 엔화 강세는 이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달러-엔화 환율은 달러당 82엔대지만 달러당 90엔대 이하에서는 수익을 내며 수출하기 어렵다는 게 도요타 내부의 판단이다. 국내 생산분을 해외 수출로 돌린다면 출혈 수출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엔고와 내수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수익을 챙겨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다시 말해 마진이 높은 차량 생산을 늘리고, 판매가 급신장하는 신흥시장에서 생산을 더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신흥시장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신흥시장 소득증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겨냥해 독일의 BMW 등과 근년들어 경쟁력을 부쩍 강화한 현대자동차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해외 판매량 증가 자체도 엔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장래에는 도요타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겉으로난 수치전망을 한꺼풀 더 벗겨보면 더욱 더 비관할 만한 지난 9개월간의 수익증가분의 3분의 2가 미국내 자동차 파이낸싱 부문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모회사 기준으로 본다면 4200억 엔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인 자동차 사업 부문의 이익이 별로 크지 않다는 사실을 도외시 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 경제의 여러 지표들이 불황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 1일 일본 국토교통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주택착공건수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81만3126건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에 비해 5.9포인트 오른 90.4를 기록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이로써 4개월째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 직전인 2009년 9월의 91.9에 근접해 내수회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더라도 도요타는 해외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약점들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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