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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물가 잡은 뒤 '성장앓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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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물가 잡은 뒤 '성장앓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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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길은 지하철을 이용한다.(ℓ당 2000원을 넘어선 휘발유값) 아침식사는 그나마 덜 오른 삼각김밥으로 떼운다.(농수산물가격 폭등 후유증) 점심식사로 좋아하는 순댓국 먹기도 힘들다.(구제역 후폭풍) 퇴근 후 집에서도 내복을 입는다.(난방비 폭탄 후유증) 전셋값 인상분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한다.(전세값 폭등)'


대한민국 평균 중산층 회사원 A씨의 하루 속에 묻어나는 고민들이다.

지난해 정부는 6%대 성장과 3%선 물가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2주년 성과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보여주는 성적표다. 주가는 외국인에 일희일비하고 있지만 사상최고치를 넘어선 후 조정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한국경제가 이중고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최대 고민은 서민생활을 고단하게 만들고 있는 물가 불안이다. 1월 물가상승률이 4.1%에 달해 한국은행의 1년치 목표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성장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환상적인 조율을 보였던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물가를 잡기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야말로 올인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은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공개카드를 꺼내들었고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산업계, 중소기업과 연쇄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재정부 장관은 통신요금과 유류가격 체계에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한국은행은 1월에 이어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한번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장 상황이 너무 급하다 보니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상황. 하지만 날씨가 풀려 논밭의 무ㆍ배추가 출하되고 글로벌 경기둔화가 현실화되면 원자재가격도 안정될 것이다. 대외부문 압력으로 원화 값이 더 오르면 수입물가가 떨어져 급등한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구제역도 그렇고 물가도 그렇고 지금이 가장 어려운 꼭짓점을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물가가 안정된 다음 정부가 성장률로 고개를 돌렸을 때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은 원화절상과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정유업체나 통신업체, 유통업체가 정부의 압박으로 마진을 줄이면 수익성은 악화된다. 민간부문 주택시장은 공급 중단 사태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건설업체 줄도산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으면 금융권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5% 성장을 장담할 수 있을까.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상황도 물가 만큼이나 올해 국민들을 힘겹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개헌 공방에 빠져 있고 임시국회 일정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지난해 처리했어야 하는 시급한 서민경제 지원 법안은 아직도 잠자고 있다. 달콤한 꿈에 빠져 있는 사이 국민들은 '싸늘한 경기'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지난해 경제성장률 6%는 2007년 5.1%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목표성장률 5%대를 달성하는 것은 최상의 경기연착륙 시나리오다.


그렇지 않다면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나타난 급속한 경기 하강을 다시 겪어야 할 수도 있다. 경기가 다시 바닥을 확인하려면 당분간 긴 내리막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다.




조영훈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dubb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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