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이 GM대우 비정규직 농성 사태에 적극 개입해 타결을 이끌어냈다. 지지 기반인 시민·노동단체 등은 크게 반기는 반면 경제계에선 마뜩찮은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대권주자를 꿈꾸는 송 시장에게 득이 될 지 독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은 지난 7일 인천 부평 GM대우차 공장을 찾아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면담을 갖고 비정규직 농성 사태 해결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송 시장은 아카몬 사장에게 "이번 노사문제 해결로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GM대우 마케팅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 될 것으로 본다"며 "GM대우가 인천시 대표기업으로서 일자리 창출과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 시장은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GM대우 사내 하청 비정규직 35명이 해고된 후 1000여일 째 진행 중인 농성 사태에 적극 개입해 결국 지난 1일 전원 복직 및 농성 해산, 고소·고발 취하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었다.
부평공장 정문 앞 단순 농성에서 고공 농성, 비정규직 노조 지부장의 40여일간 단식 농성으로 확대되고 인천 지역 시민·노동단체들과 일부 시의원들까지 대책위를 구성해 지원에 나서는 등 사태가 확산된 뒤였다.
송 시장은 지난해 6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공약해 당선된 직후부터 민주노총 전 위원장인 이석행씨를 노동특보로 영입한 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 결국 결실을 얻어냈다.
송 시장 쪽에선 소신과 공약을 실천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둘러 싸고 다양한 견해들이 표출되고 있다.
우선 송 시장 측과 GM대우가 서로 '윈-윈'하게 되는 좋은 일이라는 평가가 있다.
송 시장 쪽에선 평소의 소신을 실천했고, 주요 지지 기반인 시민·노동단체 등 진보 세력들의 지지를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GM대우 측도 비정규직 문제가 지역 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만회하는 한편 1분기에 예정된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따른 전국 시장 공략에 앞서 '안방'인 인천 시장부터 다져놓는 성과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송 시장에게 GM대우 측은 올해 발표하는 '쉐보레' 브랜드의 8개 신차종에 대한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을 소개하며 인천시 차원의 적극 지원을 요청했다.
반면 이번 적극 개입이 송 시장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안그래도 기업인들 사이에서 송 시장의 '반기업' 이미지가 강하게 존재하는 마당에 개별 사업장의 노사 관계 적극 개입은 부정적 이미지 확산의 촉매제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GM대우 측도 비정규직 문제를 지역 사회 진보세력의 압박에 굴복해 타협함으로써 향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처가 어려워졌고 자동차 산업 내 타 사업장에게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득이 될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지역 기업인들이 송 시장의 행보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특정 기업의 노사 관계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더욱 위축될 것 같다"며 "시가 이번에 앓던 이는 하나 뺀 셈이지만 지역 내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누구도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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