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2011년 MBC 예능국은 실험성을 갖추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오디션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방송이 되겠다며 벼르고 있다.
최근 MBC 안우정 예능국장은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선보일 예능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 해부터 기획, 자료수집, 토의, 평가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하고 수정해서 제작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위대한 탄생'은 급조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검토 과정을 거쳐서 나온 작품이다. 올해 MBC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실험성은 기본, 재미와 감동까지 잡아라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와는 다르게 실험성과 창의성이 구현되어야 한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중들의 평가를 받는 것은 타사의 프로그램과 경쟁력이 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함이다. 물론 대중들의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지의 가능성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가 정규 방송으로 편성된 사례도 많다. 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실험성, 창의성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고 대중들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는 실험적인 코너였지만, 지금은 정규 프로그램에 편성됐다. 방영초 '세바퀴'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적었다. '세바퀴'의 시간대가 변경되고, 콘셉트도 바뀌면서 불안했던 프로그램이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세바퀴'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박미선 이경실 조혜련 이경실 등 '줌마렐라'의 파워와 신세대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더했기 때문이라고 안국장은 말했다.
안 국장은 "'세 바퀴'가 처음에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한 코너로 있다가 독립 편성 되면서 포맷이 조금 달라졌다. 방송 최초로 중·장년층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을 다루다보니까 '세 바퀴'가 인기를 얻은 것 같다. 신세대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한 내용도 포함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소 민망한 내용도 아줌마들의 입담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향후 MBC는 실험성과 창의성을 갖춘 코너들을 만들어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 트렌드를 쫓지 말고, 트렌드를 만들어가자
방송에서 트렌드 분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가상 부부라는 콘셉트로 이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시도가 시청자의 니즈(Needs)와 잘 맞아 떨어졌다.
앤디-솔비, 크라운 제이-서인영, 알렉스-신애,정형돈-사오리, 마르코-손담비, 환희- 화요비, 신성록-김신영, 전진-이시영, 정형돈-태연, 강인-이윤지, 조권-가인 등 수십명의 커플들이 부부로 출연해 토요일 오후를 로맨스로 후끈 달궜다. '우결'도 트렌드를 선도했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
트렌드를 선도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단연 '무한도전'을 꼽을 수 있다. '무한도전'은 매주마다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방송되며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이 출연중이다.
안 국장은 "현재 주말 예능 중에서는 '무한도전'이 인기다. '무한도전'이 인기 있는 이유는 트렌드 분석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비교하는데, 두 프로그램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 말은 다시 말하면 두 프로그램은 전혀 성격적으로 비슷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1박2일'의 포맷도 '무한도전'에서 했던 내용이다. '1박2일'은 정해진 포맷에서 다양성을 찾는 것이고, '무한도전'은 매주마다 다른 내용을 하기 때문에 확실히 콘셉트 자체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 오디션 프로그램, 성공 가능성은 있다
'일밤'은 창사 50주년을 맞아 아나운서를 공개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일밤'은 지난 해부터 4개의 코너를 발굴했고, 최종적으로 2011년 상반기에 진행할 코너로 아나운서 공개 채용을 확정지었다.
아나운서를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뽑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관계부서와의 협의도 거쳐야하고, 최종적으로 MBC 사장의 재가도 받아야한다. 무엇보다도 여론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어서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안국장은 "'일밤'은 공영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공영성 보다는 '재미'다.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인 '일밤'이 그 안에 공영성도 갖추고 있고, 감동도 줄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일밤'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다시 부활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전했다.
안 국장은 '대학가요제'도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줬다.
지난 해 '대학가요제'는 최종 결선에 오른 13개팀만 TV를 통해 방영됐지만, 이미 3개월 전부터 예선전을 치른 장면을 MBC케이블에서 방영했다.
안 국장은 "'대학가요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만들기에는 적합한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예선전 때부터 재미와 감동을 줬다. '대학가요제'를 오디션 포맷으로 하자는 것은 예전부터 거론됐던 일이다.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학가요제'가 좀 더 활성화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슈퍼스타K'의 인기 때문에 '위대한 탄생'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존재해왔다. 영국의 '브리티쉬 갓 탤런트'나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10'이 수년 전부터 인기를 얻었지만, 왜 한국 지상파에서는 안 했겠냐. 그것은 제작비와 상관관계가 있다. 지상파에서 방송을 해도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광고 규제가 완화됐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위대한 탄생'이 만들어졌다. '위대한 탄생'은 기존의 포맷과 다르게 멘토가 참가자들의 잠재력이나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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