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사흘 연속 하락 마감하며 1110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율은 이날 밤 미 연방공개시장이사회(FOMC) 결과에 따라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원 내린 111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지난밤 뉴욕증시가 강보합세로 마감한데 따라 역외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보인 여파로 장 초반 상승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이날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FOMC 등 이벤트를 앞둔 경계심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플레이를 자제하면서 환율은 좁은 레인지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도 아시아 환시에서 보합권에 머물고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은 제한되면서 환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공기업, 에너지업체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균형을 이루면서 환율은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오후 들어서는 유로달러 환율이 1.37달러에 근접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코스피지수도 25포인트 가까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 전환했다. 이후 롱포지션 정리 매물과 함께 중공업체 등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낙폭을 확대, 1110원대 중반까지 저점을 낮췄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날에 이어 주식 순매수도 나선 점도 환시에서의 숏마인드를 부추겼으며 달러위안 기준환율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하지만 1110원대 중반이 최근 이어져온 박스권 흐름의 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은 추가 하락의 여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날 밤 FOMC 결과에 따라 하단을 뚫고 내려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인식이 높은 가운데 이에 따른 시장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의 예상 보다 높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 평가가 나온다면 환율은 최근의 박스권을 하향 이탈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도 "일반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지출을 동결한다고 한만큼 앞으로 연준의 양적완화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것이고, 경기가 이제 회복 초기 국면으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현재의 정책에 대해 더욱 신뢰를 가지고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달러약세, 금융시장 호조 등으로 원달러 환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 하락시도가 나타날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이 전날에 이어 1110원대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나타냈지만 실제적인 개입 추정 매물이 감지되지 않음으로써 환율 방어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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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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