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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아라’...각국 정부, 비상조치 돌입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7초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물가 상승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각국 정부들이 비상조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원유·금·밀 등 28개 상품 선물거래에 포지션 제한을 두는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투기 세력을 막아 시장 변동성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살인적인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는 식품 물가를 잡기 위해 밀 수출을 금지하고 일부 곡식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지난달 식품물가 상승률은 18.32%를 기록했고, 이달 첫 주에는 16.9%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인도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이번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필리핀은 밀과 시멘트에 대한 수입관세를 당분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식품의 절반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집트는 식품 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서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식품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아프리카 국가들도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등은 식품에 대한 세금을 내리고 공급 증대 및 가격 통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경우 1월부터 옥수수·설탕·밀가루 등 67개 품목에 대한 수입관세를 내리고,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가격 상승을 기회로 삼는 나라도 있다. 파키스탄은 밀 가격이 급등하자 3년래 처음으로 밀 재고분을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중국은 오히려 밀 수입을 연기했다. 중국은 밀 수백만톤을 수입할 계획이었으나 가격 부담으로 계획을 취소했다.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밀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밀을 수입할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면서 “밀 공급은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밀 재고량이 100만톤 아래로 떨어졌으며 밀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이번 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CFTC의 선물 거래 포지션 제한에 대해서는 위원회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마이클 던 CFTC 위원은 “포지션 제한이 가격 상승을 막고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식품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공급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수출 제한 및 수입 증대 조치가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12일 미국 옥수수 및 대두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발표된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며, 올해 8월 재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부셸(1억부셸 = 약27.2kg)에 크게 못미치는 7억4500만부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가뭄과 호주의 홍수 역시 세계 곡식 공급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브랜트유는 13일(현지시간)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배럴당 98.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밀 가격은 지난해 47% 올랐고, 옥수수는 50% 이상, 미국 대두는 34% 뛰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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