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훈풍 타고 자동차 판매 증가..곳곳서 회복 징후 포착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디트로이트 체감 온도는 약간 올랐습니다. 이제까지 링거를 맞았다면 주사바늘을 빼고 회복단계에 있다고나 할까요."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한종백 코트라 디트로이트 KBC센터장은 미국 자동차 본산지의 경기를 이같이 비유했다.
한 센터장은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미국에서는 해마다 1700만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기록했지만 2008년 1300만대, 2009년에는 1040만대까지 급락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한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GM과 크라이슬러가 정부의 구제 금융지원을 받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오바마 정부의 자동차 산업 구제에 대한 욕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차량판매대수는 1160만대로 소폭 늘었으며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1300만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느끼는 경기 회복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나타난다. 재미교포가 많이 하는 세탁소에 과거에는 비교적 저렴한 '드레스셔츠'가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 들어서는 이보다 비싼 코트 등이 간간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까지 디트로이트모터쇼 행사장 앞에는 실업자들이 몰려와 '일자리를 달라'는 시위를 했는데 올해는 이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강성 노조의 대명사였던 미국자동차노조(UAW) 역시 최근 들어 회사측과 유화 자세를 취하는 등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점도 회복의 한 단면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그는 "다만 부품업체에까지 이 같은 온기가 미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판매 확대에 따라 생산이 늘어나고 이는 부품의 수요를 부추기는데, 부품업체들은 생산 증가에 대한 대비가 소홀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센터장은 "은행에서 부품업체들에게 대출을 안 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지속적인 발전의 저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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