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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차원 높인 ‘한우물 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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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자 하나로 ‘글로벌 2위’ 강동헌 코메론 대표

[커버스토리]차원 높인 ‘한우물 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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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 디자인, 혁신적 기능 상용화… ‘섬김과 정도’의 선대철학은 큰 자산

코메론은 줄자로 국내 시장 1위, 세계 시장 2위를 점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의 대표적인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지난해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시장 히든챔피언’ 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곳의 사령탑 강동헌 대표는 종업원 5명으로 절연 테이프를 만들던 가내 수공업 수준의 회사를 부친으로부터 이어받아 오늘날 세계적인 줄자전문기업을 일궈냈다.

코메론의 전신은 1963년 강의조 대표가 설립한 ‘한국엠파이어 공업사’. 작업 중 유리섬유가 온도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강 대표의 아버지는 1974년 사명을 ‘한국도량기공업사’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줄자 제작을 시작했다.


그러나 ‘줄자’에 대한 개념조차 전무했던 때라 사업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까지 악화된 아버지는 아들 형제에게 회사를 맡기고 일선에서 결국 물러났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강 대표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업 전선에 뛰어들수 밖에 없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몰랐다. 하지만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일념이었다. 이렇게 그의 30년 넘는 줄자 인생은 시작됐다.


“형님이 전체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저는 생산 현장에서 직접 종업원들과 살을 맞댔죠. 줄자 제작 기술과 과정부터 익혔습니다. 학창시절 축구가 좋아 운동에만 열심이었던 저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 야간대에도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줄자 생산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국내에는 제대로 된 기술이나 설비도 없었고, 외국의 줄자 제조업체로부터 기술을 전수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밀성, 정확성, 내구성, 복원성 등 줄자가 갖춰야 할 조건들도 수없이 많았다. 그저 이를 악물고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차츰 줄자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1978년 상표를 ‘코메론(KOrea + MEasure + LON 화학접미어)’으로 바꿔 달았다. ‘한국에서 만든 줄자’라는 뜻이었다.


1991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그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건축 종사자 등 전문가들이 아니고서는 제조사 브랜드에는 관심 밖인데다, 전통적으로 ‘측량 개념’이 약한 한국 시장에선 줄자 시장의 파이가 더 이상 커지기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필사적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렸지만 얻어낸 것은 OEM 방식뿐이었죠. 열심히 만들어도 해외 대기업의 횡포에 회사 브랜드조차 달지 못하는 현실이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스탠리’나 일본의 ‘타지마’ 같은 해외의 줄자 선두 브랜드와 직접 맞서보기로 결심했죠.”


승부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이었다. 그는 공구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과감히 깼다. 세계 최초로 공구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시킨 것. 당시 공구는 기능이 가장 중시되었기에 선진국의 공구생산업체들 조차 외장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더욱이 색은 검정색이거나 무채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다채로운 색상과 세련되고 참신한 디자인의 코메론 제품은 해외 고객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때부터 그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하나만으로 전 세계를 누볐다. 공구박람회나 전시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비행기만 1300번을 넘게 탔다.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등 6개 외국어로 된 카탈로그도 만들어 배포했다.


코메론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코메론의 부산 장림공단 본사에는 ‘디자인경영 연구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10여 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디자인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전통 제조업체가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갖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또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의 절묘한 만남은 ‘혁신적 기능의 제품’의 개발과 생산으로 이어졌다.


물이나 습기가 많은 작업장에서 사용해도 녹이 슬지 않는 8줄자’, 배관이나 쇠로 된 소재에 고정시켜놓고 편리하게 길이를 잴 수 있는 ‘자석줄자’, 줄자의 감기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동잠금장치의 ‘셀프락 줄자’, 바닥에 롤러장치가 있어 한손으로도 측정 작업이 가능한 ‘롤러 줄자’ 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국내외 특허 등 산업재산권만 70여개에 이른다.


그 결과 코메론은 전세계 80개국 이상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유럽과 중국에도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그는 “한 분야를 꾸준히 파고드는 열정과 집념, 제작 기술에서부터 영업,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무 경험이 현재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장인정신에 바탕을 둔 ‘한우물 경영’은 부친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서번트 리더십’과 ‘정도경영’도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경영철학이다. 생산 현장에서 동고동락했기에 직원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겸손을 신조로 고객과 직원을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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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버지의 뜻대로 경영의 투명성을 생명과도 같이 여긴다. 이러한 경영이념을 평소 실천하다보니 모범성실납세자 표창에, 회사도 일정기간 세무조사를 면제받는 혜택도 받고 있다. 돈 관리에도 철저하다. 출장 때마다 늘 비행기 일반석을 타는 그는 1원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강 대표는 아직 목이 마르다. 고급 줄자 브랜드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측정공구, 작업공구로 영역을 확장해 코메론을 세계적인 종합공구 브랜드로 키워내는 게 목표다. 이미 국내 시장에 수작업 공구를 출시 중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디자인 경영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코노믹리뷰 전민정 기자 puri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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