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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세상]'푸통령', '푸짜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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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네티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부르는 별명이 있다. 푸틴 총리의 성과 '대통령'을 합친 '푸통령'이다. 눈빛이 매서워 사진만 봐도 냉기가 흐르는데다 국내외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것이 알려지며 푸틴 총리는 네티즌들에게 냉혹한 '통치자'의 상징같은 존재가 됐다. 포털 사이트에 푸틴 총리의 이름을 입력하면 푸틴 총리의 대테러 진압작전 관련 게시물이 여럿 검색된다. 소위 '푸통령의 위엄'이다.


2002년 10월 모스크바 극장에서 체첸 반군이 700여명을 인질로 잡고 독립을 요구하자 러시아 특공부대는 극장을 기습해 무차별적 진압작전을 펼쳤다. 러시아측은 이 과정에서 마취가스를 대량 살포했고, 사망한 인질 129명 대부분이 가스에 희생됐다. 2004년 9월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공화국의 한 학교에서도 체첸 반군이 주도한 인질극 역시 최악의 인질사건으로 기록된다. 전차와 공격헬기를 동원,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진압작전 끝에 330명이 숨지는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이 일은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불러왔고 북오세티야 공화국에서도 과잉진압에 대해 강력 항의했으나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푸통령'이라는 별명에는 푸틴 총리의 이런 정책에 대한 황당함과 냉소가 담겨 있다.

실제로 푸틴 총리는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반정부 성향의 러시아 독립 언론사인 노바타 가제야 신문사의 기자 4명이 살해당했고 2006년에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하는 민주주의 지수에서 전체 167개 국가중 102위를 차지하며 독재에 가까운 국가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푸틴 총리는 전제주의 러시아 군주를 가리키는 '짜르'라는 호칭을 붙인 '푸짜르'로도 불린다.


푸틴 총리의 이미지를 패러디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리나라 네티즌만이 아니다. '푸틴과의 불편한 순간(http://uncomfortablemomentswithputin.tumblr.com)'이라는 블로그는 아예 푸틴 총리를 만난 사람들의 어색한 모습을 담은 사진만을 집중적으로 게재한다. 사이트 설명은 이렇다. "푸틴 총리의 존재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을 올립니다."

최근에는 푸틴 총리를 만난 김정일 북한 위원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두 명의 지도자가 해괴하게 웃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다. 푸틴 총리와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를 두고 상상한 협상 내용이 따라붙는다. "이 스위치 보이시죠? 이거 한 번 돌리면 10분 안에 취리히로 탄두 367개 겨냥할 수 있어요. 이제 얘기할 것도 없는 것 같군요. 2018년에 봅시다." 이 사진들을 트위터에 담은 네티즌들은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진지하게 비판하고 싶지만 웃는 사이 잊어버리고 말았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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