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유럽의 기록적인 대설, 한반도에 `30년 만의 성탄 한파' `해안지방 눈폭탄' 등이 나타나는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기상청은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이번 겨울 이상 기후의 주범이라고 설명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4도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관령 영하 20.2도, 문산 영하 19.2도, 철원 영하 18.5도, 춘천 영하 15.9도, 남원 영하 17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5.1도까지 떨어지면서 1980년 12월29일(영하 16.2도) 이래 12월 기온으로는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은주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밤부터 시작된 눈은 그치다 내리기를 반복해 1일 오전 적설량이 고창 39.2㎝ 등 전라 서해안을 중심으로 40cm 안팎까지 쌓이는 큰 눈이 왔다.
이처럼 강추위가 거듭되고 폭설이 내리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북극 지방의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원래 북극의 차가운 기운과 북반구 중저위도의 따뜻한 기운이 대치하는 가운데 북극의 기온이 차가울수록 상공의 공기 회전이 빨라져 한기가 회전 소용돌이 속에 갇히면서 북반구 지역으로 내려올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극의 공기 회전력이 약해지면서 회오리에서 빠져나온 찬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겨울 유럽, 러시아, 중국 북부, 미국 등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 역시 남하한 북극의 한기 때문에 발생한 것 같다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동아시아에 찬 공기가 머문 가운데 대륙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저기압의 이동통로가 형성돼 기압골이 통과할 때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 북극의 고온 현상이 유지되면서 찬 공기의 중심이 동아시아에 머물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한파가 자주 나타나고 중부지방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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