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신세계가 지난 28일 100% 무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증자 자체가 유통 주식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고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한 회사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전날 공정공시를 통해 100% 무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증자 시기는 내년 2월께로 예상하고 있지만 무상증자 시기 및 규모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내년 1월 개최될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상증자의 목적은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며 지난 9월 이후 신세계 주식의 일평균 거래량은 4만5000주로 전체 주식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62억원으로 시가총액의 0.2% 규모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일가의 지분은 27%에 불과하나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이 56%에 달하는 등 상당수의 주식들을 장기 투자성향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상증자 후에도 장기 투자성향 투자자들로부터의 물량출회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유통 가능물량의 증가를 통한 거래대금 '급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주식수 증가와 권리락 후의 단순 주식가격부담 해소 등으로 다양한 투자자들의 접근이 가능하게 돼 거래 활성화는 일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100% 무상증자 결정은 주가에 긍정적 이벤트"라며 "최근 수년간 성장 정체에 따라 주주가치를 높이지 못했던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단기적 주가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송 애널리스트 역시 "그동안 쌓아 놓은 잉여금을 주주들에게 형식적으로나마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세계 주식을 사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주가 카탈리스트는 아니다"면서도 "주주가치 제고노력에 대한 프리미엄을 소폭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연 애널리스트는 "기업 펀더멘털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 무상증자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이같은 결정이 기업가치 증대와 관련된 긍정적 내부정보를 투자자에게 우회적으로 알리는 신호로 작용하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가격이 높거나 유통주식 수가 적을 경우 소액 투자자들을 유인함으로써 거래를 활성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 서 애널리스트는 "신세계는 유통주 가운데 주당 가격이 가장 높고 상장주식 수에 비교해 일평균 거래량이 적다"며 "무엇보다 거래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의 명목으로 행한 유례없는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신세계의 행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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