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 올해 70세의 최미래 할머니는 걷기를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신체 착용 로봇)을 착용하고 다닌다. 이 제품은 미세한 다리 근육의 변화를 감지해 증폭시킨다. 최할머니는 이 제품의 도움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 주말에는 북한산으로 등산까지 다녀왔다.
신체에 착용해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웨어러블 테크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의료분야·산업현장·군수장비 부문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최 할머니의 사례가 더 이상 가상현실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LG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보고서 ‘웨어러블 테크, 삶의 질을 바꾼다’에 따르면 웨어러블 테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제품 자체의 산업성과 파급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준에서 웨어러블 테크는 일선 경찰이나 군인 등 특수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자이버너트(Xybernaut)는 방탄복 내부에 소형 PC를 설치해 작전에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한바 있다. 또 바이보메트릭스(VivoMetrics)는 땀, 심장박동 등 주요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생명셔츠(Life Shirt)'를 내놓기도 했다.
김옥남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의료분야에서 웨어러블 테크의 투자가 가장 활발하다”며 “사고 후 재활 프로그램, 장애인의 이동성 확보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동작 보조는 물론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산업분야에서는 웨어러블 기술을 고도의 숙련을 요구하는 힘든 작업 공정에 적용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김 연구원은 “많은 산업에서 아직 완전자동화는 불가능하고 여전히 숙련된 근로자를 필요로 한다”며 웨어러블 기술의 적용가능성을 설명했다.
기술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웨어러블 테크의 산업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용의 경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경제력을 가진 노인들이 증가하고 사회복지 차원의 보조금이 뒤 따른다면 삶의 질을 위해 구매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산업계에서는 범용적인 장치가 출시되면 시장규모가 커질 뿐 아니라 작업 환경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어러블 테크는 산업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웨어러블 테크의 상용화는 디스플레이, 센서, 소프트웨어, 통신, 프로세서, 섬유 등 다양한 유관 기술과 연동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웨어러블 컴퓨터와 로봇의 통합솔루션이 하나하나 만들어 질 때마다 하나의 시장이 열릴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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