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질에 맞는 티 위치와 적절한 탄도를 위한 티 높이를 찾는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티잉그라운드에도 스코어가 숨어있다(?)".
교습가들은 티잉그라운드의 효과적인 사용법에 따라 적어도 5타 이상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아웃오브바운드(OB) 1방이면 2타가 날아간다는 점에 비추어 허언도 아니다. 프로선수들이 아예 티마크 바깥쪽에 스탠스를 잡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티 샷을 날리는 까닭이다. 자신이 구상하는 코스 공략과 구질을 위해 티잉그라운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셈이다.
▲ 페이드가 좋아? 드로우가 좋아?= 아마추어골퍼들의 경우 티 샷의 기본은 일단 위험을 최소화시키는데 있다. 페어웨이 왼쪽에 OB구역이나 해저드가 있다면 페어웨이 반을 다시 반으로 쪼개 안전지역에 타깃을 설정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자신의 구질을 적용한다. 페이드 구질이라면 티잉그라운드 오른쪽에 티를 꽂고, 왼쪽으로 티 샷한다. 드로우 구질이라면 그 반대다.
티를 꽂을 때는 당연히 평평한 곳을 찾아야 한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러나 티를 꽂는 위치만을 고른다는 점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티는 평평한 곳에 꽂지만 정작 양발의 위치는 경사진 곳에 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구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티를 꽂는 자리보다는 먼저 자신이 서야할 자리를 고르고, 티는 나중에 대충 꽂아도 된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티잉그라운드 전체가 경사진 곳도 있다. 캐디들이 흔히 말하는 이른바 '슬라이스홀'이다. 티 샷 전에 이를 감안해 가능하면 2클럽 이내에서 다소 뒤쪽으로 가더라도 최대한 평지를 찾아 자리를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러나 무조건 앞쪽으로 가려는 경향이 짙다. 1야드의 욕심이 OB라는 치명적인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 티의 높이가 "탄도를 결정한다"= 크기는 작지만 티의 역할도 중요하다. 슬라이스나 훅이 심한 초보골퍼들은 그래서 티의 높이부터 정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티가 지나치게 높으면 고탄도에 훅성 구질이 나타나고, 티가 낮으면 탄도가 낮아지는 반면 볼을 정확하게 맞추기 어려운 동시에 슬라이스가 나올 확률이 높다.
가장 적당한 높이는 드라이버 헤드를 바닥에 놓았을 때 헤드 위로 공이 반쯤 올라오는 정도다. 교습가들은 장타자의 경우 티를 다소 높게 꽂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클럽 헤드가 스윙궤도의 최저점을 지나 올라가는 시점에서 공을 임팩트하는, 이른바 '상향 타격'때문이다. 참고로 바람이 강할 때는 낮은 쪽이 좋다. 땅볼을 때리더라도 앞으로 굴러가야 그린으로 갈 수 있다.
파3홀에서는 특별한 요령이 더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통상 자신의 클럽별 비거리를 과대평가해 홀에 못 미치는 샷이 많다. 홀의 전장보다는 다소 넉넉하게 클럽을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초, 중급골퍼들은 아이언을 사용하더라도 티를 꽂는 쪽이 현명하다. 아무래도 티 위에 놓인 볼이 중심타격이 더 쉽다. 숏 아이언은 낮게, 롱 아이언은 조금 더 높게 설정한다.
'고수'들은 약간 상황이 다르다. 뒤 핀이라면 티를 꽂아도 상관없지만 앞 핀이라면 티를 사용하지 않는 쪽이 버디를 잡아낼 가능성이 높다. 티를 쓰지 않아야 스핀력이 더 강력해 지기 때문이다. '홀인원의 제왕' 맨실 데이비스가 "티를 사용하지 말라"면서 "직접 핀을 겨냥하고 머릿속에서는 그저 티 샷이 멋지게 날아가 홀에 붙는 장면을 상상하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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