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 2공장에 이어 3공장도 옌청시에..", 기아차 "북경으로 가겠다"
[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옌청에 남아라"(중국) vs "북경으로 가겠다"(기아차)
중국 내 기아차 생산량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신규공장 부지를 놓고 기아차와 중국측간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1, 2공장에 이어 3공장도 옌청시에 세워야 한다는 중국측과 달리 기아는 북경 등지로 가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어 양측간 갈등이 예상된다.
6일(현지 시각) 중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급성장하는 중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중국 3공장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올해 34만대 판매에 이어 내년에는 43만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장쑤성(江蘇省) 옌청(鹽城)시에 위치한 기아차 1, 2공장은 최대 생산량이 50만대에 달해 아직은 여유가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기아차가 2015년 80만대 생산 목표를 설정하는 등 수요가 급성장하는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3공장 설립건이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논란의 핵심은 3공장의 위치다. 기아차는 내심 북경이나 상해 등지를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북경 현대차 공장과의 시너지 극대화, 그리고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 공략을 강화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생산직 근로자 확보 차원에서도 북경 등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측은 옌청을 고집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옌청시 정부의 세수 70% 정도를 기아차에서 제공한다"면서 "처음 기아차 공장 유치를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해온 점을 들어 3공장도 이곳(옌청시)에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 옌청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분 구조는 기아차가 50%, 중국 합작사가 나머지 50%를 갖고 있어서 기아차 뜻대로 밀어부치기 어려운 형국이다. 업계관계자는 "중국측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기아차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난제임을 강조했다.
기아차도 3공장 부지 논란이 조기에 공론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내 생산량이 50만대를 넘지 않은 상황에서 3공장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규 공장 설립이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이 3공장 설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차 옌청 1공장에서는 옵티마, 스포티지 등이, 옌청 2공장에서는 포르테, 세라토 등이 생산되는 가운데 내년 신규 라인업은 2공장에 집중될 전망이다. 2월에는 K5가, 5월에는 프라이드가 각각 양산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중국)=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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