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헌법재판소는 25일, 국회의장의 방송법안 등 가결선포 행위가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 및 표결권을 침해했다는 헌재 결정이 나왔는데도 국회의장이 아무런 조치를 안 취한 건 국회의원 권한을 또 침해한 것이라며 민주당 소속 의원 등 의원 85명이 박희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4(각하)대 1(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기각했다.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의원 85명은 지난해 12월 '미디어법 강행처리' 시정을 요구하며 두번째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은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행위를 시정할 의무가 있으므로 법안 가결선포 행위를 취소하고 재표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야당 의원 93명이 미디어법 개정안 가결 선포가 무효라며 낸 첫 번째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서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최종 결정은 국회에 맡겨야 한다며 가결선포 무효 주장은 기각했다.
각하 의견을 낸 이공현·민형기·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결정문에서 "첫 번째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서 헌재가 권한침해만을 확인하고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처분의 무효 확인이나 취소를 선언하지 않은 이상 국회의장에게 종전 권한침해행위에 내재하는 위헌 및 위법성을 제거할 적극적 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대현·김희옥·송두환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내면서 "국회 입법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돼 일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확인하면 그 결정의 기속력에 의해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위법하게 진행된 심의 및 표결절차의 위법성을 제거하고 침해된 권한을 회복시켜줄 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강국 재판관은 "국회의장에게는 위헌 및 위법성이 확인된 행위를 반복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헌재가 별도로 취소 또는 무효확인 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법적·사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신이 야기한 위헌 및 위법 상태를 제거해 합헌·합법 상태를 회복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인용 의견을 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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