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박람회를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만한 마케팅 능력이나 해외 거점이 없는 중소기업으로선 해외 바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인 박람회가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제품 판매계약은 물론, 경쟁사 동향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람회에 준비 없이 참가했다가는 빈손으로 돌아오기 십상"이라고 조언한다.
◆"이왕이면 좋은 자리로"=박람회장에는 수십에서 수백개의 부스가 마련된다. 이 중 바이어와 관람객의 시선을 자주 받을 수 있는 자리는 한정돼 있다.
완구업체 오로라월드는 세계 봉제완구 시장 점유율이 3위다. 매년 총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다. 이 회사는 매년 독일에서 열리는 뉘른베르크 전시회 참가를 위해 전시회장 내 좋은 부스 자리를 1년 내내 임대한다.
실제 이용하는 경우는 1년에 손에 꼽을 정도지만 위치 선점을 위해 비용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그만큼 효과를 내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규모 클수록 효과 커"=박람회 규모는 클수록 좋다. 그만큼 많은 바이어와 관람객이 몰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구용 청소기 전문업체 부강샘스는 지난해 홍콩전자전에 참가했다. 매년 두 차례 열리는 홍콩 전자전은 전자박람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 3년간 매년 업체 500여개, 바이어 8500여명이 몰렸다. 특히 떠오르는 시장인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되며 참가자 수는 계속 늘었다.
지난해 전자전 참가 후 부강샘스의 수출국은 16개국에서 22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홍콩 최대 가전 백화점인 '브로드웨이'에 입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홍콩,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해외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꾸준히 참가해야"=박람회도 홍보의 일환이다. 꾸준히 참가하며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성능을 알려야만 해외 시장 개척과 유지가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현대아이티는 올해로 10년째 매년 10여개의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 자체 법인이 있는 등 해외 거점이 확보된 상태지만 박람회 참가는 계속하고 있다. 현지 광고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아이티 관계자는 "박람회 참가는 신제품을 홍보하고 기존 거래선과 관계를 유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회사 설립 후 매년 참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총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97%에 달한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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