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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몰락, 끝이 안보인다'...부당 내부거래 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 증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덮쳤다. 일본 금융 당국이 부당 내부 거래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주식 거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


29일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SESC)와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최근 신주발행에 나선 기업들 가운데 신주발행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는 등 의심스러운 주식 거래가 이뤄진 기업을 중심으로 내부자거래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판유리의 경우 지난 8월25일 신주발행 공시 발표 전 4일 동안의 거래량이 거의 10배나 급증하며 주가가 12% 빠졌다. 인펙스의 경우 지난 7월8일 신주 발행 공시 발표 전 3일 동안 거래량이 약 8배 증가하며 주가가 23.5% 하락했다. 텝코 역시 9월29일 공시 발표 전 4일동안 거래량은 9배 늘고 주가는 11% 밀렸다.


문제는 또 있다. 올해 일본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는 전년에 비해 크게 급증했다. 올해 3분기까지 IPO 규모는 4조2000억엔으로 전년동기의 2조7000억엔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일본 증시는 닛케이 지수가 무려 11.1% 빠지는 등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었다.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선뜻 IPO에 나서지 못한다. 시장이 이를 소화해 낼 수 없기 때문. 미국 증시의 경우 약세장을 나타낸 8월까지 IPO를 신청해 놓고 시행하지 못한 기업만 2000년 이래 최대 규모인 약 161개, 규모만도 약 56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특히 일본의 초저금리를 고려하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제로 수준의 금리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훨씬 용이했기 때문.


이번 조사로 일본 증시 ‘엑소더스’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홀딩스의 나카다 마사후미 디렉터는 “이번 조사로 일본 금융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면서 “일본 시장 참가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일본 증시는 침체가 계속되면서 외국 대형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영국계 중개업체인 HSBC증권은 최근 일본 주식부문 사업을 접었으며, 벨기에의 대형 금융업체인 KBC그룹 역시 일본의 증권부분 자회사를 매각했다. 일본 증시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의 비중은 거래량 면에서 60%에 이르는 만큼, 일본 증시가 입을 타격은 결코 작지 않다.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오카산증권의 지난달 일본 주식 거래규모는 간신히 50%를 넘겼다. 오카산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대신 이머징 시장이나 미국 정보과학(IT) 부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일본 증시의 위상 역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은 세계 2위 규모였지만 한달만에 4위로 내려 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증시에 대형 신주 발행이 이어지면서 기존 주가가 크게 희석(주가 하락)된 것 역시 일본 증시 몰락에 한 몫을 했다고 풀이했다.


엄격한 상장 조건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도쿄 증시 상장을 원하던 외국계 기업들은 대부분 타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과도한 상장 요건과 번거러운 행정 절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4년 이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 떨어진 반면 독일 DAX지수는 55%,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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