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황학동 자치회관, 마을케어 同 GO洞樂 프로젝트 진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14일 오후 4시 황학동 자치회관에서는 아주 독특한 워크샵이 열렸다.
장충동ㆍ신당3동ㆍ황학동 자치회관의 주민자치위원은 물론 자원봉사자, 주민센터 프로그램 강사 등 50여명이 모였다.
해당 동 동장과 팀장, 담당직원 등도 자리를 같이 했다.
참석자들은 강사의 지도에 따라 각 마을별 지도에 본인들이 생각하는 자원을 파란색(자연자원), 노란색(문화자원), 녹색(사회자원), 빨간색(인적자원)으로 표시했다.
그리고 20년후의 각 마을의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학동 유중진씨는 재래시장에서 아침 일찍 불을 밝히고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의 노력으로 자녀들이 훌륭히 잘 자라 노벨상을 받는 황학동의 모습과 낙후된 황학동에 최고급 주택들이 들어서 세계인들이 찾는 황학동의 모습을 발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장충동 이승옥씨는 장충동 족발에 반한 외국인 미스터 족발을 족발 홍보대사로 임명해 음식도 제대로 못먹는 세계 어린이들에게 족발을 보급, 건강을 되찾도록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발표해 참석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열린 교육은 중구가 민간 컨설팅 전문기관인 희망제작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마을케어 Care 同GO洞樂' 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워크숍.
'마을케어 Care 同GO洞樂' 프로젝트란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진단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발전 방안 연구와 시범 사업을 발굴ㆍ추진하는 ‘마을 만들기 모델’로, ‘주민과 함께 가면 마을이 즐겁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주민들 스스로 마을의 미래 만들어
서울의 중심인 중구는 상주 인구가 13만명에 불과하지만 유동인구는 350만명에 달할 정도로 도심공동화가 심각하다.
도심ㆍ주택재개발로 아파트 등이 들어섰지만 오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중구에 대한 애정이 희박하다.
그러나 중구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토박이가 많다. 오래동안 중구에 살아온 이들은 마을이 발전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채 지금까지 지내왔다.
어떻게 하면 중구의 마을을 활력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구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컨설팅 전문기관인 희망제작소와 손을 잡았다.
2006년 문을 연 희망제작소는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라는 명제를 내세우며,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희망제작소와 함께 마을 주민들을 교육시켜 주민들 스스로 마을의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방안을 모색토록 하자는데 뜻을 모은 것.
그래서 지난 8월 26일 중구는 희망제작소와 ‘마을 만들기 모델 시범사업 협약식’을 맺었다.
희망제작소 주관으로 각 동의 자치회관을 진단해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매뉴얼을 개발해 동별로 주민주도형 마을 만들기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진단이 끝나는 12월에는 매뉴얼 및 사례에 대한 책자도 발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자치회관별 공동체 수익사업 창출 등으로 자치회관 경영화를 추진, 자치회관의 적자 문제도 극복해 나가도록 했다.
이를 위해 중구내 15개 동 중 회현동ㆍ명동ㆍ장충동ㆍ신당3동ㆍ신당6동ㆍ황학동 등 6개 동을 시범동으로 정했다.
그리고 회현동과 명동ㆍ신당6동은 ‘마을 만들기 반’으로, 장충동과 신당3동ㆍ황학동은 ‘CB(커뮤니티비지니스)반’으로 구성했다.
각 반에는 동별로 15명의 마을리더가 참여해 특성에 맞는 마을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12월에 결과물 나와
그리고 지난 9월 7일부터 각 반별로 위크샵을 실시하고 있다. 1, 2차때는 마을만들기 사업과 CB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경험과 기억을 통해 마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3, 4차때는 지역장단점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마을과제나 사업분야 선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워크숍 때 다른 마을의 우수사례도 소개됐다.
1인당 소득이 겨우 월 20만원이었으나 ‘우산 슬로우월드(slow world)’ 라는 마을사업을 통해 100억 원 소득을 창출하는 마을로 변모한 전남 장흥군의 한 마을 사례는 참석자들의 좋은 모범이 되었다.
워크숍은 주어진 미션 해결과 SWOT 분석을 통한 마을 사업 전략 구상 등 창의적이고 진지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우리 마을에 대한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교환하고 마을의 장ㆍ단점, 위기, 기회를 발견하게끔 대화를 나눈다.
워크숍을 주도하는 희망제작소 곽현지 연구원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마을에서 하는 공동사업을 통해 마을 공동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도 마을을 위해 다시 사용하는 개념으로 지역의 재생과 자립을 위한 대안의 경제 모델이라 할 수 있다”며 “워크숍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점차 이 개념을 습득하면서 마을과제나 발전방안을 스스로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19일 열리는 7차 워크숍을 포함해 11월까지 10차 워크숍, 강사워크숍, 우수기관 현장답사 등 총 14회 동고동락 연속 프로젝트가 열릴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는 12월, 6개동에서 어떤 마을만들기 모델이 탄생될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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