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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연예 뉴스 보듯 정치면 읽게하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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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저성장·고실업, 집권 후 최저 지지율, 톱모델 출신 영부인, 내년도 주요 20개국(G20) 회의 의장국, 그리고 2012년 대선.


'튀는 정상'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55) 프랑스 대통령 뒤엔 이런 현실이 있다.

스스로 점치는 올해 경제성장률(GDP)은 1.4%, 내년도 전망치도 2.0%에 그친다. 저성장 속 실업률은 프랑스 정부의 난제다. 특히 23.3%에(7월) 이르는 청년실업률이 골칫거리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며 대통령 주재 국가고용전략회의까지 만든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7.0%임을(8월) 고려하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고민을 짐작할 만하다. 유로존은 오랜 세월 저성장·고실업에 허덕여온 프랑스를 '유럽의 병자'로 풍자한다.


[G20]연예 뉴스 보듯 정치면 읽게하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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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반기, 이처럼 코너에 몰린 채 재선(再選)을 노리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주의)에 기대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


단례가 이슬람 박해와 집시 강제 추방이다. 프랑스는 지난 7월 무슬림(이슬람교도) 여성들이 전신을 가리는 데 쓰는 부르카를 공공장소에서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패스트푸드 체인 '퀵'을 단속할 뜻도 내비쳤다. 더불어 불법 이민자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로마(Roma)' 혹은 '지탕(Gitans)'으로 불리는 집시들도 쫓아내고 있다. 집시 캠프를 강제 철거하고 전세기까지 동원해 이들을 루마니아 등으로 추방했다.


프랑스 정부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범죄 예방이다. 무슬림이나 집시들이 소매치기나 각종 강력 사건을 벌이고 있다는 근거를 댄다. 일부는 사실이지만, 진짜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일자리가 부족한 지금, 불법 취업에 복지 수요를 늘리는 이민자들은 프랑스 정부의 짐이다. 생활고에 지친 프랑스의 국민 여론도 차갑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80%는 집시 추방 등 정부의 강경책에 찬성한다고 했다. 수 십년째 계속되고 있는 저성장·고실업 문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각해진데다 2005년 가을 파리 교외의 이민자 소요 사태가 오버랩돼 나온 결과로 보인다.


재선을 향해 뛰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드라마틱하게 줄여 재선용 성적표로 내놓고자 하는 시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 속에도 정년을 늘리고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파장은 만만치 않다. 항공·항만·철도에 이어 정유 업계로까지 파업이 확산돼 산업 전부문 '올스톱' 사태가 우려되는 지경이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되레 연금개혁으로 2018년까지 700억 유로(약 109조원)의 재정 부담을 줄여 여론을 반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눈에 띄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이런 국내 정치 환경을 고려한 포석으로 읽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G20을 새로운 국제 통화 체제를 도출하는 기구로 활용하자"고 주장해왔다. 1년 이상 남은 내년도 프랑스 G20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겠다고 공언한다. 아예 "달러화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 통화를 모색해보자"는 제안도 했다.


요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G20 상설 기구화"를 주장하고 있다. G20 내에서도 합의가 덜 된 문제를 자꾸 들춰내는 건 만에 하나 상설화가 이뤄질 때를 대비해서다. 한국 등 역대 의장국들을 견제하면서 프랑스에 G20 사무국을 유치하려는 계산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뜻대로 일이 흘러가 준다면 내세울 만한 정치적 업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그는 세계 환율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금융 규제 이슈를 주도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


[G20]연예 뉴스 보듯 정치면 읽게하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이런 사르코지 대통령의 또 한가지 흥행 코드는 바로 영부인다. 가수겸 톱모델로 활동했던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42) 여사는 정치 기사에 연예 뉴스의 재미를 더하는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브루니 여사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엇갈린다. 사르코지 대통령을 프랑스 최초의 이혼한 대통령으로 만들며 엘리제 궁 안주인이 된 그는 한편 '카를라마니아(Carlamania·브루니를 좋아하는 사람들)'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사랑받지만 원색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브루니 여사의 화려한 과거 때문이다. 그는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 에릭 클랩튼 등과의 염문에 누드 사진 촬영 전력 등으로 쉼 없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부고만 아니면 어떤 기사든 환영하는 게 정치인'이라는 통설을 고려하면 '카를라와 야심가들' '카를라, 은밀한 생활' 등 그를 겨냥한 책들이 프랑스 서가를 달구고 있다는 건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슈메이커 영부인에 대한 관심이 대중들의 시선을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붙들어 놓고 있으니 말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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