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구본무 회장 젊은 조직과 전열 정비 등 주문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한국 전자기업 삼성과 LG전자가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파격적인 '청년 임원'탄생을 예고하면서 '30대 임원 기수론'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젊은 조직'이라는 연말 인사ㆍ조직개편 화두를 던졌고 구본무 LG 회장은 '전열 정비'를 통한 도약의 발판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매출상위 100대 기업 중 전자ㆍ반도체 업종 임원진 평균 나이(50.4세)가 조선ㆍ중공업.철강 등에 비해 3∼4세 가량 젊지만 하루가 다르게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기술 및 경영환경 속에서 신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겸비한 '젊은 피' 수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삼성과 LG에 따르면 두 그룹은 현재 연말 인사를 앞두고 내부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은 임원 승진후보 및 이동 등에 대한 프로필 및 사업성과 등을 집계하기 시작했으며 LG도 이달 말부터 3주간 예정된 LG그룹 컨센서스 미팅에서 계열사별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면서 연말 인사의 큰 틀이 마련될 전망이다. 연말 인사의 핵심은 당연히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우선 이건희 회장은 지난 12일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 총회 참석차 멕시코 출국길에 삼성의 인사방향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조직을 젊게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한 젊은 인재 발탁인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68년생인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여부와 전략기획실 부활에 따라 사장급 인사의 연쇄적인 이동ㆍ승진 및 이에 따른 30대 임원의 등용폭 확대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1942년생인 이 회장은 이미 37세에 삼성그룹 부회장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구본무 회장도 같은 날 임원세미나에서 '자신감'을 강조하면서도 '전열 정비를 통해'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LG전자는 최고위급보다는 일반 임원 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미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홈엔터테인먼트사업부장과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장이 인사이동을 통해 각각 1년씩 나이가 어린 1955년생 권희원 부사장과 1958년생 박종석 부사장에 사업지휘권을 넘겼다. 후속인사에서도 LG전자의 실적부진을 헤쳐나갈 젊은 피 수혈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파격적인 인사를 조심스러워하는 것이 LG문화지만 현재 LG전자가 처한 실적부진의 골이 깊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 회장의 '전열 정비론'에서 젊은 피 수혈에 대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현재 두 회사 모두 6월말 기준으로 40대 임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 중 40대(1960년대 출생)는 528명(58.9%), LG전자의 경우 비상금 미등기임원을 제외하고 40대가 162명(57.6%)이다. 반면 30대 임원은 삼성전자가 1명, LG전자는 5명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말 인사에서 파격적인 30대 청년임원을 대거 탄생시킨다면 향후 재계 전체의 인사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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