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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F1]역사 속 F1머신이 현대에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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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F1]역사 속 F1머신이 현대에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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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포뮬러원 머신은 늘 시대를 한 발 앞서는 첨단 기술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특히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 시대의 모터스포츠 기술은 오늘날보다 더 충격적이고 놀랍기까지 하다. 단적인 예로 시속 300km의 벽을 깬 레이싱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였다. 로드카 부문에서는 아직도 꿈 같은 숫자다. 자동차 기술이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지만 속도나 출력 같은 가시적 성과물과 정비례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과거의 레이싱카 엔지니어들은 규정의 속박이 오늘날보다 느슨한 가운데 매우 독창적인 차를 생각해낼 수 있었다. 일부 아이디어는 21세기의 최첨단 머신보다 성능에서 앞서기도 한다.


◆인간의 능력보다 앞선 머신을 만들던 시절
1950년 5월13일, 사상 최초의 F1 대회인 영국 그랑프리가 시작되었을 때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경주차는 알파로메오158이었다. 당시 알파로메오 머신은 최대 425마력의 힘을 뿜어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출력을 감당할 만한 드라이버가 없었던 데다 타이어 등 관련부품도 뒷받침 되지 않아 실제 출력의 50~60% 밖에 쓰지 못했다. 한마디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머신이 개발되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로메오158은 1950년 열린 7번의 그랑프리 가운데 미국 인디애나폴리스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1~3위를 휩쓸었다.

1950년대의 F1그랑프리는 다양한 엔진의 경연장이었다. 배기량 4,500cc급 자연흡기 엔진과 1.5리터 터보 엔진이 주류였지만 페라리 같은 팀은 DOHC 방식의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4.5리터 차들과 경쟁하기도 했다.


50년대의 머신들은 파이프를 이어서 붙인 플레임 보디로 만들어졌다. 공기역학 개념도 제대로 도입되지 않아 머신의 외형은 굵은 시가 같은 연통형이었다. 반면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엔진 기술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아도 결코 촌스럽지 않다. 메르세데스 벤츠 W196의 경우 요즈음 양산차 엔진의 화두인 직접연료분사방식을 도입하는 등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험적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머신이 서킷에서 낼 수 있었던 실제 최고 속도는 250km 정도였다.


6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F1의 머신 제조 규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60년대 10년 사이에만 엔진 규정이 2.5리터-1.5리터-3리터 등으로 줄기차게 변했다. 이 때문에 60년대를 F1 역사에서 가장 혼란의 시기라고 부른다.


까다로운 규제는 오늘날처럼 모든 팀의 머신을 쌍둥이처럼 비슷해지는 역효과가 있지만 한 편으로는 레이스를 보다 흥미롭게 만들기도 한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경쟁자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한 기술개발에 혈안이 되었다. 그 결과 4바퀴굴림 방식이나 소형 경량 엔진, 윙과 같은 획기적 기술들이 등장하며 F1 머신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엽기차들의 아이디어 경연장이 된 70년대
1970년대야 말로 F1의 역사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였다. 60년대의 정신적, 기술적 자산을 물려받은 엔지니어들은 마치 자신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후예가 된 것처럼 상상 속의 기술들을 실물로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속칭 윙카라고 부르는 그라운드 이펙트카가 이 시기에 등장했다. 코너링 속도면에서 현대의 F1 머신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에어로다이나믹 기술은 차체 아래로 흐르는 공기흐름을 사이드 스커트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경이적인 접지효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로터스78이 대표적인 그라운드 이펙트카의 선두주자였다. F1 머신은 천장에 붙어서 달려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개념이 이 때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이펙트카는 이후 금지되었지만 엔진 성능이 아닌 머신 자체의 형상을 통해 차가 빨라 질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매우 의의가 큰 기술이다.


경량화를 위해 차체를 알루미늄판의 벌집 구조로 만드는 방법도 70년대에 등장했다. 내연기관의 한계를 돌파할 방법의 하나인 소재기술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한 계기였다. 이 기술은 물론 오늘날까지 F1 섀시 제작의 기본이 되고 있다.


70년대는 황당한 엽기차들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1976년 등장한 티렐팀의 P34 머신은 바퀴가 6개 였다. 커다란 앞 바퀴로 인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앞 바퀴 크기를 줄이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타이어가 작아진 대신 부족한 접지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앞바퀴 자리에 작은 바퀴를 두 개씩 달았던 차다. 이 획기적인 머신은 불행히도 굿이어 등 당시 타이어 제조사가 작은 사이즈의 타이어 공급을 중단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런가 하면 1978년에 잠시 나왔다 사라진 브라밤팀의 BT46B 알파 머신은 꼬리에 커다란 선풍기를 단 괴물이었다. 바닥에 흐르는 공기를 이 선풍기가 강제로 빼내 다운포스를 높인다는 봉이 김선달식 발상이었다. 물론 실제로 다운포스가 커지는 효과는 있었다. 문제는 커다란 팬 때문에 머신이 공룡처럼 무거웠고 서킷 노면을 청소하듯 쓸고 다녀 바닥의 이물질을 흐트려 놓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영암 F1]역사 속 F1머신이 현대에 전하는 메시지


◆94년을 기점으로 기술적 제약 시작
80년대 이후부터는 우리 눈에 익숙한 에어로다이나믹 구조의 머신들이 자리를 잡게 된다.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 등 귀에 익은 과거의 스타들이 활동하던 시기다.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나 탄소섬유 차체 등이 당시에 처음 등장한 대표적 기술이다.


90년대에 와서도 머신의 형상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대신 각종 전자장비가 득세를 하며 F1 머신을 거대한 컴퓨터로 만들어 버렸다. 윌리엄스의 FW14에 도입된 트렉션컨트롤이나 맥라렌 MP4-13에 쓰인 브레이크 발란스 조작장치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1994년 아일톤 세나의 사망사고 이후 F1 머신은 기술적으로 퇴보하기 시작한다. 안전을 염려한 FIA는 하루가 멀다고 각종 금지조치를 쏟아냈다. 이 때문에 10여년 전인 1994년 무렵의 머신이 오늘날의 최신 F1 경주차보다 전자장비면에서는 휠씬 앞서 있게 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파워면에서도 한때 1,000마력을 넘나들던 고출력 엔진은 사라졌다. 대신 중형차 수준인 2.4리터급 750마력 엔진이 F1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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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발한 생각 위에 꽃을 피웠던 과거의 혁명적 머신이 덧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1950년 당시 450마력의 힘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면 오늘날은 불과 2.4리터에 불과한 작은 자연흡기 엔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뽑아내고 있다.


2009년도를 기준으로 본 F1 머신의 평균 마력은 750마력 정도다. 8기통 엔진임을 감안하면 실린더당 93~100마력에 달하는 파워가 뿜어져 나오는 셈이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적이다. 작은 우유팩 하나 크기인 300cc 용량의 실린더가 말 100마리 분의 힘을 내는 것이니까 말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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