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자수첩] 오전에 여는 '조선의 날'

시계아이콘00분 56초 소요

[기자수첩] 오전에 여는 '조선의 날'
AD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오는 15일 열리는 '제7회 조선의 날' 기념식의 오전 개최를 놓고 업계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조선의 날은 국내 조선업계의 연간 수주실적이 1000만t을 돌파한 지난 2000년 9월 15일을 기념해 제정된 것으로 2004년부터 매년 저녁 기념식과 유공자 시상식을 개최하며 업계 최대 행사로 성장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시상식을 오전에 먼저 열고 오후에 세미나를 갖는 것으로 시간대를 바꾼 것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수상자들의 편의를 반영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그 속내는 빠듯한 살림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선협회는 업계 대표 단체지만 회원사 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SLS조선, 대선조선 등 달랑 9개사에 불과하다. 조선업이 호황일 때는 가입요건이 까다로워 후발업체들의 회원사 가입이 쉽지 않았던 데다가, 조선협회도 세계 10위권에 드는 조선사가 이미 회원이니 굳이 회원사를 늘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업황이 급락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물가 상승률과 사업비는 매년 급상승하는 반면 회비 수입은 정체 수준이라 조선협회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비용절감과 더불어 회원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 조선업계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고, 대형조선사 조차 생존을 이야기할 정도니 가입을 권유할 만한 회사도 없다.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조선협회로서는 결국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고, 조선의 날 행사도 저녁값보다는 보다 저렴한 점심 대접으로 끝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조선의 날은 아직까지 외형은 화려하지만 내부는 점점 비워져서 언제 가라앉을지 모를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국내 조선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한다면 내년 이후 조선의 날 행사는 식사도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잠깐 행사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