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한국은행이 이번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외환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7월에 깜짝 금리 인상을 한 이후 재차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환율 하락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든, 인상 시그널에 그치든 환율이 아래쪽으로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가 오르고 대외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경우 달러가 약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 또한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이슈가 그동안 탄탄하게 막혔던 1170원~1200원 레인지의 하향 돌파를 시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지금까지 금리 인상 이슈는 환율에는 큰 변동폭을 가져오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원화 강세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노광식 수협 차장은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재료로 크게 작용할 듯하다"며 "특히 지난달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렸었던 점을 생각해 볼 때 이번에 금리를 올린다면 미국발 위험회피 완화 추세와 맞물려 하락세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진일 하나은행 차장도 "금리 인상을 하게되면 환율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것으로 보이고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멘트에 따라 환율은 움직이겠지만 정도의 문제이지 방향이 아래쪽으로 향할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더블딥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물가 불안에 대한 시그널만 주고 금리는 동결 쪽으로 갈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9일 열리는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상 재료가 선반영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외환딜러들은 설명했다. 역외투자자들의 달러 매도에 코스피지수 상승과 더불어 금리 인상 기대감도 한 몫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외은지점 외환딜러는 "금리 인상 기대감 하나 때문에 환율이 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선반영 된 부분도 있는 듯하다"며 "역외가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한은 금리 인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속도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금리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환율이 급락세로 치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고점 1205.9원에서 저점 1195.0원까지 약 10원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후 환율은 1190원대에서 수일간 지지되며 추가 하락이 제한된 바 있다.
이성우 대구은행 부부장은 "환율이 미세 조정과 함께 천천히 내려가는 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8·29 부동산 대책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부담이 있어 보인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환 부산은행 차장은 "금리 인상 재료가 아니더라도 일단 7월 이후 지지선 역할을 했던 1170원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이 전반적으로 무겁고 1170원~1200원에 갇혀있다가 아래쪽이 뚫리면 업체들의 손절 매도가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업체들의 헤지 안한 물량이 상당해 보이는 데다 국정 감사를 앞두고 과도한 개입에 따른 외환보유고 급증에 대한 부담도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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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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