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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손해보는 장사' 시금고 선정에 뛰어든 까닭은?

직접이득없어도 대외신인도 향상 등 '덤' 엄청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해 말 수신고 13조원대에 달하는 인천시금고 운영 은행 선정을 두고 시중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요즘은 예산 조기 집행으로 시금고 선정에 따른 직접 수익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 연말 인천시 예산을 예탁할 금고 은행 선정을 앞두고 현 제1금고 은행인 신한은행, 제2금고 은행인 농협 등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4년간 탈없이 무사히 역할을 수행했고 지역사회 기여도 많이 했다"며 "본점 차원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무난히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인천본부 관계자도 "이번에는 제1금고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며"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기업, 한국씨티은행, 우리은행 등도 정보수집 등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엔 시금고 은행이 되도 직접 이득은 별로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정부 예산은 들어 오자 마자 빠져나가고, 조기집행으로 평균 잔고도 줄어 직접적인 이득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인천시의 평균 잔고는 최근 4000억원대로 얼마전 2800억원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고 한다. 평균 잔고가 8000억∼1조원 정도 되야 손익 분깃점을 넘어서므로, 현재로선 수익이 나지 않는다.


정부가 인천시에 내려 보내는 국고보조금 집행 기간도 대폭 짧아져 시금고 은행의 수익 창출에 지장을 주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에만 해도 집행일 이전 일주일ㆍ열흘 전에 시금고 은행의 계좌에 입금됐다. 시금고 은행들은 이 기간에 나름대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엔 집행일 당일 오전에 들어와 오후에 빠져나간다.


높아진 예금 금리와 낮은 대출 금리, 인건비ㆍ지점 출장소 개점 비용 등 고정비용의 증가도 시금고 은행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게다가 지자체가 요구하는 수백억원대의 '지역 기여금'까지 내야 한다.


지난 2007년 인천시금고 선정 당시 참가 은행들은 최소 200억~250억원을 써냈으며, 600억원대의 파격적인 금액을 써낸 신한은행이 경쟁은행들을 물리치고 제1금고 은행에 선정됐었다.


이처럼 지자체의 곳간지기 역할이 "손해 보는 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은 우선 막대한 수신고 때문이다.


인천시의 경우 제1시금고로 지정되면 올해 기준으로 시예산 중 6조1000억원, 공사ㆍ공단 4조2747억원, 8개 구 2조5000억원, 각종 기금 5000억원 등 총 13조원의 수신고를 올릴 수 있다. 제2금고도 시 상수도특별회계 등 약 1조원 가량을 유치할 수 있다.


대외신인도 향상 및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수신고 증가, 각종 금융상품 판매 등도 대폭 늘어날 뿐더러 여러가지 수익 추구 기회도 많아진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일반 시민 대상 여수신고 향상은 물론 보험을 비롯한 각종 금융 상품 판매도 늘어나게 된다"며 "지자체 추진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덤"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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