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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칩거' 깬 손학규 "다시 한 번 용기 내겠다"

[아시아경제 춘천=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5일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 25개월 만에 다시 여의도 복귀를 선언했다. 손 고문이 복귀 일성으로 내건 화두는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한 '국민생활우선의 정치'를 제시했다.


그는 이날 그동안 임시 거처가 된 춘천 동내면 거두리의 한 지인의 집 앞마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 땅의 민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영광스러운 조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면, 다시 한 번의 용기를 내겠다"며 현실정치로의 복귀를 밝혔다.

비록 10월3일 치르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경선에 도전하겠다는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앞으로 정치일정이 내가 정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조건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보 논쟁과 관련, "이데올로기적 개념이나 구호보다 국민의 생활속에서 찾아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이룩했고 이제는 됐다고 생각했는데 참혹하게 후퇴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그 자체의 향방, 민주세력의 고난과 위기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서 "민심대장정에서 그러했듯이 그 궁극의 해답을 민심의 바다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지난 2년 간 자신이 해온 고민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그는 "나 자신 역시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흐름 속에서 선진화 담론에만 도취되어 양극화가 우리 사회전체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민주주의 정치세력이 끝까지 지켰어야 할 서민과 중산층의 삶 그 자체를 깊게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성했다.


민주당 당 대표를 역임했던 그에게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한나라당 탈당 전력에 대해서도, 그는 "저는 문민정부가 시작되면서 개혁의 회오리바람이 전국을 휩쓸 때 정치에 입문했다"며 "나도 개혁에 동참한다는 명분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자부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김영삼 정부의 개혁정치 이후의 한나라당은 민주세력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했다"며 "민주화운동을 위해 변함없는 신념을 가지고 일생의 가장 큰 부분을 바쳤던 저로서는, 한나라당 탈당은 숙명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수주의의 왜곡된 신자유주의의 철학적 오류로 ▲사람의 도구화 ▲노동과 자본의 가치 중 자본만 우선시하는 풍조 ▲개인주의의 절대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새로운 진보의 가치로 ▲사람 ▲행복 ▲공동체를 제시하며 "만인 대 만인이 투쟁에 의한 승자독식의 사회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비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는 국민생활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라며 "무엇보다도 먹고 사는 문제는 정치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허위와 승자독식의 작은 정부론보다는 국가발전을 선도하고 국민권익을 보호하는 적극적 정부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로운 복지사회의 정부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선 "민주개혁진보 세력을 대표해서 이러한 국민생활의 문제에 대답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을 정치활동의 가장 우선에 두는 국민생활우선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손 고문의 기자간담회에는 마을 이장을 비롯해 동네 주민들과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이날 "지난 선거(6.2 지방선거)에서 절 많이 도와주셨다"며 춘천을 떠나는 손 고문에게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친다'(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는 내용의 편액을 선물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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