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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마에스트로] '샤프트박사' 전재홍 MFS골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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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마에스트로] '샤프트박사' 전재홍 MFS골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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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직(Ozik)', '이루다(Iruda)'.

그랬다. 오직 꿈을 이루기 위해 18년 동안 한길을 걸었다. 전재홍(47) MFS골프 사장(사진)이다. 전 사장은 특히 법학도 출신으로 골프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랬던 그가 좌충우돌하면서도 마침내 지금의 '오직'과 '이루다'라는 세계적인 샤프트를 만들어냈다. 사연이 없을 수 없다. "지난 이야기들을 다하자면 아마 책 한 권 분량은 될 것"이라는 전 사장을 종로구 옥인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 출발점은 '바닥'= 18년 전인 1992년 12월.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하던 전 사장은 돌연 회사를 떠나 친구들과 미국으로 건너갔다. 전 사장은 "무엇인가 참신한 사업아이템을 찾고 싶었어요. 여기에 중학교 동창들이 가세해 의기투합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당시 국산골프채를 생산하던 윤형택 동광산업 사장의 권유로 미국에서 골프채를 조립해 팔기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한심했습니다. 샤프트 강도가 뭔지, 플렉스가 뭔지도 모르고 골프채를 팔겠다고 나섰으니". 전 사장의 '가시밭길'은 당연했다. 미국 전역을 누비며, 그야말로 온 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비용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도 했다. 전 사장은 "고생이야 각오했지만 국산골프채를 싸구려 취급하는 풍토는 정말 극복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콘셉트를 바꿨다. "1년을 허비하고서야 '명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는 전 사장이 '정도'를 걷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미국 UCLA 우주항공학과와의 협력을 통해 'MFS샤프트'가 만들어졌다. 바로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사용해 화제가 됐던, 전 사장에게는 '한줄기 빛'이 됐던 모델이다.


▲ 오렌지 마케팅의 '빛과 그림자'= MFS샤프트가 일명 '오렌지 샤프트'다. 전 사장은 "2002년 각고의 노력 끝에 PGA투어에서 서포팅업체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따냈는데 색다른 마케팅이 절실했다"라고 했다. 여기서 멀리서도 잘 보이는, 또 한국인과 황인종을 의미하는 '오렌지 마케팅'이 탄생했다.


이 샤프트가 최경주의 우승과 함께 눈부시게 성장했다. 최경주가 드라이버에서 우드, 아이언으로 사용을 확대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문의가 폭증했고, 결국 16명의 PGA투어 선수들이 사용할 정도였다. 전 사장은 "이 사업의 전환점은 사실 최경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최경주의 도움'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전 사장은 "너무 욕심을 냈던 게 화근이었다"라면서 "최경주에게 모자와 의상까지 오렌지색으로 통일하는, 이른바 '오렌지 마케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들이 '우리가 왜 최경주를 홍보해야 하느냐'면서 일제히 사용을 중단해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설명했다.


[필드의 마에스트로] '샤프트박사' 전재홍 MFS골프 사장


▲ '오직' 꿈을 '이루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각개전투'가 전개됐다. '오렌지 마케팅' 대신 최상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확보한 자금력을 쏟아부었다. SK케미칼의 고탄성원단과 영국 지맷과 러시아 기업의 보론 등 최고의 소재가 선택됐고, MIT와 버클리 등의 최첨단 기술이 동원됐다. 샤프트 접합 부위의 강도 편차를 없애는 지로스파인(Zero Spine) 기술도 이때부터 개발됐다.


이렇게 만든 '오직' 샤프트가 2007년 찰스 하웰3세(미국)의 닛산오픈 우승으로 마침내 빛을 발했다. 전 사장은 "워낙 비싼 소재들을 채택하다보니 실제 원자재 값만 700 달러가 넘었다"면서 "하웰3세의 우승으로 화제가 되는 과정에서 1200 달러짜리라 무한 지원이 어렵다고 했더니 선수들의 호응이 더욱 높아지더라"며 웃었다.


전 사장은 이를 토대로 2008년 미국 플로리다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린 PGA머천다이스쇼에서 무려 2400만 달러를 계약했고, 지난해에는 타이틀리스트와 테일러메이드, 아담스 등 세계 유수의 클럽메이커와 샤프트 공급계약을 맺고, 세계 최고의 샤프트생산업체로 도약했다. 올해부터는 또 '오직'의 새로운 버전인 '이루다'라는 순수 우리말 브랜드 샤프트가 출시됐다.


▲ '샤프트박사'의 '또 다른 꿈'= 전 사장은 올해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골프 클럽 샤프트와 헤드의 피팅 방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골프채를 주제로 쓴 국내 최초의 박사 논문이다. 골프 클럽 선택에서 헤드와 샤프트의 선택과 최선의 피팅 방법에 대한 상관관계를 담고 있다.


이제는 이룰 것은 다 이룬 듯 하다. 전 사장은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샤프트는 물론 세계 최고의 명품골프채를 만들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전 사장은 "설문조사에서 국산골프채를 사용하겠다는 응답자는 1%에 그쳤다"면서 "국내 선수들이 세계무대를 장악하고, 골프인구가 340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점에서 너무 아쉽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전 사장은 이미 맞춤골프채를 중심으로 내수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봇 테스트 결과 골프채의 성능은 예상대로 샤프트가 핵심이었다"는 전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샤프트 기술력으로 '골프채업계의 페레가모'를 만드는 일은 시간문제"라며 자신감도 더했다. 전 사장이 "아직은 할일이 많다"면서 또 다시 부산하게 움직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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