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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마에스트로] '토종 코스디자이너' 송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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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마에스트로] '토종 코스디자이너' 송호 송호 사장이 자신의 코스 설계철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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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욕먹을 설계는 안 한다."

'토종' 골프코스디자이너 가운데 요즈음 가장 바쁜 사람이 송호 사장(53)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호골프디자인그룹을 지휘하고 있다. 송 사장이 그동안 만든 작품은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을 비롯해 비전힐스와 프리스틴밸리, 이스트밸리, 남촌, 아시아드, 엘리시안 등 줄잡아 벌써 30여개.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도 수주가 밀려들고 있다.


송 대표는 "골프장 설계는 신이 만든 땅에 홀을 앉히는 작업인 만큼 자연과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재료가 같아도 만들어지는 요리가 다르듯이 설계가의 영감에 따라 맛이 다른 코스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라고 역설했다. 올해로 설계 인생 꼭 20년째를 맞는 송 사장을 지난 12일 경기도 분당 사무실에서 만났다.

▲ 그림이 더 좋았던 공학도= 송 사장은 두 가지의 상반된 이미지를 가졌다. 하나는 엔지니어이고, 다른 하나는 예술가다. 어쩌면 코스설계가 공학적인 부분과 예술가적인 심미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작업이라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인지도 모른다. 송 사장은 "어릴 때부터 수학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게 더 좋았다"면서 "지금도 계산이 서툴다"고 웃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에는 일반 건축회사에 다녔다"는 송 대표는 "당시 옆 사무실이 골프장 설계사무소였다. 가끔 어깨 너머로 보면서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인연이 결국 골프장 설계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송 대표는 "처음 3개월 동안은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하면서 기본을 익혔다"면서 "1년 쯤 후 내가 그린 설계도가 채택됐을 때의 기쁨은 마치 선수의 첫 우승과 같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독한 노력파다. 골프도 그렇다. 골퍼의 마음을 알기 위해 골프 입문 후 3년간 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연습장을 찾았다. 그래서 얻은 베스트 스코어가 이븐파, 지금 핸디캡은 8이다. 설계도 마찬가지다. 대표이사의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술자리가 있으면 아랫사람에게 맡긴다. 밤에 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다.


[필드의 마에스트로] '토종 코스디자이너' 송호 송 사장은 설계뿐만 아니라 골프실력도 뛰어나다.


▲ 끊임없이 영감(靈感)을 찾는 과정= 현재의 사무실을 차린 건 2002년이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설계와 조형, 공사, 감리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능력을 갖췄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알기 위해 매년 배낭을 메고 코스 순례를 다니기도 한다. 송 사장은 "예술가들의 화풍처럼 설계가마다 독특한 세계가 있다"면서 "거기서 영감을 얻고, 나의 것으로 재창조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설계 스타일은 국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고도 한다. "국내 골프장은 과거 일본 코스를 그대로 들여온 측면이 있다"는 송 사장은 "미국을 여행할 때는 굵직굵직한 선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매끄러운 여인의 몸매를 보듯 코스의 선이 아름다운 쪽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화 '아바타'가 인기다. 송 사장 역시 자연을 경외한다. 인간은 신이 창조한 멋진 조형물에 단지 홀을 앉힐 뿐이라는 설계철학이다. 그렇다면 설계가의 역할은 아무 것도 없는 걸일까. 물론 아니다. 송 대표는 "자연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물 역시 차별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필드의 마에스트로] '토종 코스디자이너' 송호

▲ 이제는 토종설계가의 '글로벌시대'= 송 사장은 일부 국내 골프장 오너들이 무조건 외국 설계가를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 사장은 "국내골프장은 미국과 유럽과 달리 대부분 산악 지형"이라면서 "국내 설계가들이 이런 지형이나 계절, 날씨 등 기후여건에 따른 변화와 특징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요즈음 '마음을 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책도 읽고 여행도 더욱 자주 다니려 한다. 비워야 새로움을 채울 수 있어서다. 송 사장은 "아무래도 세월이 흐르면 생각은 정체되기 마련"이라며 "매너리즘에 빠지기 않기 위해 20년 설계인생을 훌훌 털고 새로운 나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일을 맡을 때도 입지여건이 너무 나쁘면 아예 포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아무리 사업도 중요하지만 설계가의 이름이 영원히 남는다는데 대한 책임감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보다 더 나은 후배가 나오면 모든 걸 물려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송 사장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시니어와 피트 다이, 톰 파지오 등 위대한 설계가들은 한 세대 단위로 탄생했다"면서 "국내 설계가도 언젠가는 그 반열에 오르기를 바라고,(후배들에게) 그런 토태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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