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이명박 대통령 체제에서 이른바 '왕의 남자'로 불렸던 이재오 국회의원이 당·정·청 정무 역할을 맡는 특임장관에 깜짝 발탁됐다. 지난달 7.28 재보선에서 여당 승리에 일등공신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이후 11일 만에 명실상부 현 정부의 권력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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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 기용은 이재오라는 이름 석자가 여권에서 갖는 비중 등을 고려할 때 단순한 관가 입성으로만 해석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레임덕' 초기 현상이 곳곳에서 배어나오는 시점에서 이 의원이 전면에 나선 것은 향후 국정운영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장관은 전 특임장관 보다 훨씬 많은 권한을 부여받으면서 청와대와 여권, 정부부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보선 이전까지 1년 정도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몸담으며 줄기차게 주창했던 청렴, 반부패 공직사회와 관련해 고위 공직자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갖게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 등 정책 현안은 물론이고 여권 전열 재정비, 당청소통, 개헌 및 권력구조 개편, 선거구제 개편, 보수대연합, 남북관계 등 정치이슈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수시로 이 내정자에게 '특별 임무'를 부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오 카드가 친박계열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현 정권의 위상을 공고히할 수 있는 절충안적 선택이었다는 해석도 내리고 있다. 이 후보자가 아직은 여의도에서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친박계열과의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이재오 장관 신임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30여년간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5차례에 걸쳐 10여 년간 옥고를 치른 재야 출신 인사로, 이명박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2002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때 이명박 캠프의 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면서 최고 실세로 부상했다.
그러나 그해 4.9총선에서 공천 파동 역풍 등으로 낙선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5월 미국 유학길에 올라 와신상담의 기간을 보냈다. 지난해 9월 권익위원장으로 변신해 전국을 돌면서 민생 현안을 살피고 반부패 사회 정착 주창자로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데 이어 재보선에서 '나홀로 선거'라는 악전고투를 이겨내고 당선에 성공,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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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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