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현정은 회장에게 다가온 ‘8월의 크리스마스?’

채권단 법적분쟁·대북사업·현대건설 인수전 갈등
4일 정몽헌 회장 추모식도 확정 못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김혜원 기자] '밀운불우(密雲不雨)'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시원한 비가 내리지 않아 답답하다"는 뜻으로 조짐만 보이고 성사된 일이 없는 것을 말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이번 8월은 그 어느해보다 더 애틋하게 다가왔다.


지난 2003년 8월 4일 남편 정몽헌 회장의 별세 후 갑작스레 현대그룹 회장직을 맡은 현 회장에게 매년 8월은 무더위가 무색할 만큼 슬픔과 아쉬움, 번뇌의 시간이었다.

그만큼 시간이 흐르고 이제 어느정도 짐을 덜 때도 될 듯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양상이다. 올 8월은 지난 6년간 보낸 여섯 번의 8월보다 현 회장에게 더한 고뇌의 시기로 다가왔다. 그룹의 운명을 좌우하는 채권단과의 법적 분쟁과 대북사업, 현대건설 인수전을 둘러싸고 불거지고 있는 범 현대가와의 갈등 등 모든 난관을 8월에 한꺼번에 맞닥뜨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현 회장에게 반드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당장 이번 주부터 현 회장은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의 7주기(4일)와 신규 대출을 중단한 채권단과의 법정 분쟁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기업재무구조개선조약 체결 요구 거부로 시작된 채권단과의 갈등은, 채권단이 신규대출에 이어 이달 2일부터 기존 대출액의 만기연장 또한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현대그룹의 목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측은 일단 1조원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자체 노력으로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최근 공식석상에서 현 회장의 모습을 거의 보기가 어렵다. 말 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온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시삼촌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2005년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퇴출,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1년 넘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난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관철시키며 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렇듯 행동을 중시하는 현 회장이 발걸음을 멈췄다는 것은 그만큼 고민이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그룹측도 정 회장 추모식 개최 규모마저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태 이후 북측이 금강산 관광단지 민간 부동산 동결 조치를 취하면서 지난 2003년 8월 11일 금강산 추모비가 세워진 후 현지에서 매년 열렸던 추모식조차 열리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오는 17일은 시어머니인 고 변중석 여사(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의 3주기 기일이다. 범 현대가는 정 명예회장과 변 여사의 기일이면 그들이 살던 서울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내는데 지난해 북한 방문으로 2주기 기일에 자리를 비웠던 현 회장은 올해에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현 회장이 참석한다면 현대건설 인수전을 놓고 대립각이 세워진 후 처음으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과 얼굴을 맞대게 된다. 등을 돌린 범 현대가와 어떤 대화를 나눌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현 회장이 처한 오늘의 현실은 마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고 있다. 현 회장이 어떤 의지로 난국을 뚫고 나갈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온통 쏠리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김혜원 기자 kimhy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